자연이 들려주는 치유의 소리에 귀 기울여라
자연이 들려주는 치유의 소리에 귀 기울여라
  • 채영택
  • 승인 2020.05.31 2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무, 숲 그리고 자연이야기 - (25) 인간이 원하는 소리 ‘백색소음’
백색소음이란
주파수 성분 비슷한 세기로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소리
새소리·물소리 등 대표적
치유 효과 입증
평상시 높은 헤모글로빈 수치
자연 소리 들려주자 농도 저하
‘심신안정’ 효과 과학적 확인
건물내생물의서식처
자연생태계를 지향하고 생물의 서식처를 만들어 놓은 건물 내 공간.

백색소음(白色騷音, white noise) 혹은 백색잡음, 백색은 사회학적 용어로는 자본주의를 뜻하는 말이다.

자본주의는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와는 달리 다양한 색깔이 공존하면서 어우러지는 사회다. 그래서 백색소음의 사전적 의미는 “영에서 무한대까지의 주파수 성분이 비슷한 세기로 골고루 다 분포되어 있는 잡음” 이라고 정의한다.

중요한 것은 온갖 생명 소리의 다양성이 내포된 숲사회가 그렇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폭포가 떨어지는 소리, 그리고 낙엽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 침엽수 구과 열매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소리, 파도소리 등이 대표적이고 또한 우리가 도시의 일상속에서 들을 수 있는 냉장고의 잔잔한 모터소리, 에어컨의 실외기 소리, 창문을 닫으면 주기적으로 들려오는 자동차 운행소리 등 이 모든 소리는 거의 일정한 주파수대를 형성하는 귀에 익은 소리로 모두 백색소음이라고 볼 수 있다.

백색소음은 다른 타 주파수대를 넘어서는 잡음을 없애주는 역할도 한다. 생명이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듯, 우리가 사는 자연의 숲 속에서도 매일같이 수 많은 생명이 태어나고 죽음을 맞이한다. 단백질과 지방으로 구성된 생명체가 죽으면 세균에 의해 부패가 진행되면서 지독한 냄새가 난다. 하지만 숲속에서는 수많은 생명체들의 명멸이 있지만 고약한 냄새가 나지 않는 이유는 숲속 식물에서 나오는 피톤치드가 이 모든 냄새를 없애주기 때문이라고 하니 백색소음 또한 이와 같아서 자연의 소리가 우리에게는 인공의 잡음을 없애주는 가장 유익한 소리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인간은 왜 소리에 민감하고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반응이 나타날까. 양자역학 이론에 따르면 소리는 파동의 형태로 전달되고 전달된 파동에 의해 물체의 분자 구조가 바뀐다는 이론이다. 일본의 에모토마사루(江本勝 1943-2014)에 의한 물분자 변형실험에서 긍정적인 단어와 부정적인 단어를 소리로 전달한 결과 물의 분자구조가 확연히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실험은 유명하다.
 

도심가까운-습지2
도심 가까이에 있는 습지는 많은 생물의 서식처가 되고 각종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훨씬 덜한 곳이다.

또 독일의 의사이자 물리학자이며 음악가인 한스 제니 박사(1967)는 플라스틱, 가루, 우유, 고체, 여러 종류의 무기물질들이 소리 진동에 따라 형태를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도와 극동 사원의 만다라로 유명한 “옴”이 나타나는 모습도 고대 현자들이 상상으로 그린 모습과 매우 흡사한 모양으로 바뀐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즉 파동 에너지의 형태들은 여러 종류의 패턴을 이루었는데,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이며 주파수에 따라 다양하게 생명체의 구조가 바뀐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종교 의식에서도 기도를 하거나 주문을 외우는 행위는 모두 소리가 동반된 의식이다. 사람의 오감(眼.耳.鼻.舌.身) 중에서 가장 수동적인 기능을 하는 것이 귀라고 한다. 다른 기관은 의도적으로 원치 않으면 거부 할 수 있지만 귀는 그렇치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죽음의 순간까지 인지하는 기관이 청각이기에 영생이나 성불을 기원하는 주문을 귀를 통해 끊임없이 소리로 전달해 주는 의식을 행한다. 그만큼 소리는 인간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인 셈이다. 다시 말해 소리의 진동은 세포의 구조를 변화시킬 만큼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인간관계 속에서 진정으로 듣고 싶은 소리는 무엇일까. 아마도 기분 좋은 칭찬의 말이 아닐까 싶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간은 내면 깊은 곳에서 다른 사람의 인정을 갈망한다” 라고 했다. 가정에서는 조금 부족해도 서로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는 소리(말)는 책임감을 솟아나게 만들어 훨씬 더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 준다. 직장내에서도 비난과 호통의 소리보다는 위로와 칭찬의 말이 더 훌륭한 회사를 만들어 준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말과 소리에도 이렇게 품격이 있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때로는 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는 힘도 가지고 있는 것이 소리이자 말이다. 최근 이러한 소리를 이용한 자연의 치유력에 대해 그동안 많은 연구가 되고 있고 입증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말(言) 치유, 이름 치유, 음악 치유 등 그 중에서 산림의 음이 가져다 주는 생리응답과 치유 효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2002년 일본에서 자연의 소리 즉, 폭포소리, 새소리, 시냇물 소리를 들려 주고 좌뇌의 산소화 헤모글로빈 농도의 변화 실험을 한 결과 상당한 수준으로 헤모글로빈의 농도가 저하되었다는 결과를 얻었는데 이는 자연의 백색소음이 사람의 심신을 안정화시켜 준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원래 전두엽의 경우 평상시는 헤모글로빈의 수치가 높다고 한다. 이러한 백색소음이 자연의 안정화된 숲이나 산림에서의 다른 많은 생물들에게도 분명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원치않는 소음은 그 속에 서식하고 있는 생명체들에게는 치명적인 생존의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에 의해서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는 곳의 수많은 생명체는 때로는 인간과 충돌하며 희생이 되기도 하고 멸종의 길을 걷기도 한다.
 

생태계가잘보존된도심습지
생태계가 잘 보존된 도심을 관통하는 강의 습지.

자연의 품안에서 백색소음으로 우리가 오래도록 치유를 받고 싶다면 타 생명체의 서식처 파괴와 파괴로 기인하는 소음으로부터 반드시 보호되어야 할 것이다.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르면 “소음이란 기계·기구·시설, 그 밖의 물체의 사용 또는 공동주택 등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장소에서 사람의 활동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강한 소리” 라고 되어 있다. 이러한 소음은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르면 일반지역과 도로변 지역으로 구분하고 적용대상 지역을 각각 네 가지로 구분하여 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자료에 의하면 소음이 40dB 이하면 소음으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다고 한다. 다만 40dB 이상일 경우 주로 직장 사무실이나 도심거리, 지하철 등 인구가 밀집되어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끊임없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2014년 독일 막스플랑코 조류연구소와 미국 노스다코타 주립대학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금화조(참새목)가 소음에 노출되었을 경우 생명이 단축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즉 소음스트레스에 의해 금화조의 노화속도가 빨라지면서 결국 수명이 단축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에 의한 자연환경 파괴의 모습은 우리의 눈으로 직접 확인이 가능하지만 소음에 의한 생물의 피해는 사실상 측정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 결과도 그리 많지 않다. 심지어 저어새(천연기념물205호, 멸종위기종)의 경우 먹이 활동을 위해 무논 주변을 주로 찾는데 농민들이 징이나 꽹가리소리 등으로 쫓아내기 일쑤다. 이는 생명자원에 대한 인식 부족도 있지만 농지 주변이 천연기념물의 서식지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개발제한 구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의 불리성 때문에 그렇다고 하니 한번쯤 우리의 편협된 이기적인 의식을 깊이 반성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야생동물을 인간의 기준으로 구분한 유해 조수도 많다. 산림파괴와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위해 항공약제를 수시로 살포한 결과 산에서 살아야 할 까치나 까마귀가 도심지내로 들어와서 도시 인근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은 근래들어 자주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살상과 포획만이 능사는 아닐진데,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안도 환경생태적인 긴 안목에서 고려해 봐야 할 대목이다.
 

하천과도시숲생태계가함께공존
소음이 큰 지하철이 지나가는 곳에는 하천과 도시숲 생태계가 함께 공존한다.

아직도 코로나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전세계가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 근본적인 원인중 하나가 기후변화와 자연환경 파괴로 인해 갈 곳 없는 바이러스가 인간세계로 침투했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질병본부가 제시하고 있듯이 자연의 소리인 백색소음을 지키고 향유하기 위해서 우리는 과연 언제쯤 우리의 의식과 행동을 바꿀 수 있을까.

자연환경은 인간의 놀이와 편의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산림과 강과 바다, 그리고 습지 이 모두는 우리 인류가 영원히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연의 보고임에 틀림 없다. 특히 습지의 경우는 관광 산업의 가치를 제외하고도 산림의 10배, 농경지의 100배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시민의 휴식처가 되고 미래의 자산으로 남겨두어야 할 자연환경에 대해 각종 소음 발생원인의 파악과 소음지도의 작성 등을 통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자연을 파괴하는 다른 영향 요소와 함께 각종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들의 휴양과 휴식처를 잘 보존·보호하는 역할에 이제는 시민 누구나가 나서야 할 때가 아닐까.

 

 

임종택<나무치료사·대구한의대 환경조경학 박사과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