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호미곶 보천마을] 돌문어 먹고 해안길 걷고…대보항이 건네는 ‘푸른빛 선물’
[포항시 호미곶 보천마을] 돌문어 먹고 해안길 걷고…대보항이 건네는 ‘푸른빛 선물’
  • 김광재
  • 승인 2020.07.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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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작은 마을을 주목하라
인기 해맞이 명소 자리매김
해안둘레길 여행자에 인기
유채꽃·보리밭 낭만적 풍경
먹거리 풍성한 돌문어축제
방파제는 포토존으로 명성
한반도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하는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보천마을과 대보항. 사진 왼쪽에 보이는 해맞이광장, 오른쪽 해안에 조성된 호미반도 둘레길과 연계해 동해안을 대표하는 해양관광지로 도약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한반도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하는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보천마을과 대보항. 사진 왼쪽에 보이는 해맞이광장, 오른쪽 해안에 조성된 호미반도 둘레길과 연계해 동해안을 대표하는 해양관광지로 도약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2020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 포항시 호미곶 보천마을 


감포에서 호미곶으로 가는 길, ‘내비’는 왼쪽 넓은 길로 가라고 하고 바다는 오른쪽으로 꺾으라고 한다. 여유가 있으니 바다와 갯마을에 가까운 길을 택한다. 조용한 아침 바다와 만났다 헤어졌다 하며 땅끝을 향해 북진한다. 해안도로 한 굽이를 돌고 나니 멀리 새하얀 등대가 보이더니 이내 바닷물 위로 솟은 커다란 손이 눈에 들어온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2리 호미곶 해맞이광장이다.

대보리라는 이름은 대천(한내)마을과 보천(벌내)마을에서 한 자씩 따서 지었다고 한다. 대천은 행정구역상 대보1리이고, 보천은 대보2리와 대보3리로 나뉘었다. 보천마을은 1624년 경주 최씨, 진양 하씨, 남원 양씨 세 가문이 들어와 개척한 마을이다. 그 후손들은 거친 바다와 맞서고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사백 년을 이어 살아왔다. 대보2리 마을회관 앞에는 입향조 세 분을 마을의 수호신인 ‘골매기할배’로 모시는 제당이 마련돼 있다. 해마다 음력 10월 3일에는 지역 특산물 돌문어를 비롯한 제수를 마련해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비는 동제를 지내고 있다.
 

상생의 손
호미곶의 상징 ‘상생의 손’
마을이야기포항연오랑세오녀상
연오랑세오녀상.

20년 전 대보2리 바닷가 보리밭에 광장이 조성되고, 국가 행사인 새천년 한민족해맞이 축전이 열렸다. 새천년을 앞두고 1999년 12월 완공된 ‘상생의 손’은 바다의 오른손과 육지의 왼손이 마주보는 청동 조형물로, 희망과 화합의 염원을 담은 호미곶의 상징이 됐다. 광장에는 새천년기념관, 성화대, 불씨함, 연오랑세오녀상, 햇빛채화기, 공연장, 한반도 호랑이 조형물 등이 있다. 또 해맞이 축제 참가자들에게 떡국을 대접하기 위해 제작된 2만 명분(4톤)까지 끓일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가마솥도 있다. 광장 북편에는 1908년에 세워진 호미곶등대와 현재 확대건립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국립등대박물관이 있다.

지금 돌아보면 밀레니엄이니 Y2K니 하며 술렁였던 것이 모두 괜한 호들갑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연도를 나타내는 숫자의 앞자리가 바뀌었다고 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 호미곶 보천마을은 새천년의 시작이 커다란 변화의 계기가 됐다. 외진 바닷가 마을의 보리밭이 국내 최고의 해맞이 명소로 자리매김 했고, 동해안 끄트머리 한적한 어촌 마을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관광지가 됐다. 호미곶 일대는 동해안을 대표하는 관광벨트로 거듭나고 있다.

 

마을이야기포항트릭아트
포토존으로 이름난 대보항 방파제.

해맞이광장에는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그런데 지척에 있는 보천마을 대보항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보천마을을 비롯한 인근 지역에도 훌륭한 관광자원이 산재해 있고, 또한 진행 중인 개발 사업들이 완성되면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관광자원 개발 시동
마을 일군 가문 3효자 비각 보존
효자길 조성·청소년 교육 추진
내년 말 등대박물관 확대 건설
어항 주변의 해상 관광지 연계
선착장 조성·유람선 사업 추진

대보2리와 구만리에는 가선대부 효자 하세만의 정효각 등 진양 하씨 가문 3효자의 비각이 남아있다. 이를 바탕으로 보천효자길을 조성하고 청소년 대상 효교실을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등대와 트릭아트로 포토존으로 이름난 대보항 방파제, 10만평 유채꽃과 함께 하는 호미곶 돌문어 축제도 열린다. 호미곶면 행정지원센터 앞 구만리 들판에는 봄철이면 계절 노고지리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보리밭이 넓게 펼쳐져 낭만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근래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개통되고 동해안 자전거길이 정비되면서 도보여행자와 자전거 애호가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구만리 보리
구만리 보리

 

한편 이 지역에서 진행 중인 관광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내년 말 농산어촌개발사업, 등대박물관 확대건설 공사 등이 완공되면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추진하고 있는, 국가어항 대보항을 주변 해상 관광지와 연계해 복합해양문화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완료되면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대보항에 선착장을 조성하고 영일만 일대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유람선 사업은 해맞이광장을 찾는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시-호미곶돌문어홍보판매센터
호미곶돌문어홍보판매센터.

이러한 외형적 관광개발사업과 함께 대보2리 보천마을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동서화합 국민화합을 실천하는 마을이라는 점이다. 2015년 동해안의 땅끝마을이 포항 호미곶면 대보2리 주민들과 해남 땅끝마을이 자매결연식을 하고 교류행사를 시작했다. 2017년에는 대보2리 마을기업 호미곶돌문어 홍보판매센터가 문을 열고 호미곶 돌문어, 대게 등 이 지역 특산물과 함께 해남 땅끝마을의 특산물 뻘전복, 김, 고구마, 무화과 등도 교차판매하고 있다.

두 지역은 모두 조선시대에 귀양지로 유명했던 바닷가 오지마을이었으나 지금은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관광지로 발전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해맞이광장이 조성되고 새천년 해맞이 행사가 호미곶에서 개최된 것도 동서를 포함한 온 국민의 화합을 염원하는 뜻에서 이뤄진 것이다. 화합이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호미곶 일대가 온 국민들로부터 더욱 사랑받는 장소가 된다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 이상의 큰 가치를 갖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김기영기자·김광재객원기자

 

<우리 마을은> 

호미곶돌문어사업협동조합 이명덕 이사장, “호미곶 전복 먹고 사는 돌문어, 극강의 맛”

호미곶돌문어사업협동조합 이명덕 이사장
호미곶돌문어사업협동조합 이명덕 이사장

 

‘지금까지 내가 먹었던 건 도대체 뭐지?’

호미곶돌문어사업협동조합 이명덕 이사장은 타 지역에 홍보행사를 나가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우리 호미곶 돌문어를 처음 먹어본 사람들이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타 지역에서 나는 문어랑은 맛이 비교가 안 되거든요. 호미곶 앞바다는 전부 돌밭이에요. 거기서 사는 성게 전복 등을 먹고사는 문어니까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요.”

그는 전국적으로 포항 과메기의 명성이 자자하지만 따지고 보면 호미곶 돌문어가 포항의 대표수산물이라고 주장한다. 과메기는 북태평양 꽁치를 가공한 것이지만 호미곶 돌문어는 바로 우리 앞바다에서 잡아 여기서 가공하는 것이니 그렇지 않느냐며 껄껄 웃는다. 일리있는 말이라며 따라 웃었다. 그의 고향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1997년 산업폐기물매립장이 대보리 마을 뒷산에 들어오려고 할 때 지하수와 연안 양식장 오염을 우려한 주민들은 격렬한 반대투쟁에 나섰다. 그 중심에 선 사람이 바로 이명덕 이사장이다. 그는 1998년부터 제3대, 4대 포항시의회 의원을 지냈다. 2000년 새천년 해맞이축전 국가행사를 호미곶으로 유치하기 위해 백방으로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노력했으며, 2002년 6월 매립장사태를 최종 해결하는데 힘을 쏟았다. 2006년에는 ‘대보향토사’를 직접 대표집필해 고향의 역사를 정리했고, 호미지맥 산행코스 개발과 호미반도 둘레길 코스 개발에도 직접 나섰다. 2005년 대한민국자치대상 환경부문을 수상했으며 2018년에는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향토발전대상을 받았다.

이 이사장은 여러 가지 지역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의 성공을 위해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 경우도 없지 않았다며 그 부분은 아직도 자신에게 마음의 빚으로 남아있다고 털어놓는다. 그럼에도 효교실 운영, 유람선 취항 등 앞으로의 마을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와 청사진을 펼쳐 보이는 그의 말에는 확신이 느껴졌다. 그는 “올해 마을이야기 박람회가 우리 마을에서 열리는 만큼 멋진 공연과 먹거리, 특산물 등으로 손님 맞을 준비를 빈틈없이 하겠다”고 다짐했다.


<가볼만한 곳>
 
호미반도 둘레길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포항시 남구 청림동주민센터에서 호미반도 해안선을 따라 호미곶 해맞이 광장까지 이어지는 약 25㎞의 트레킹 코스다. 모두 4개의 코스로 나눠져 있다. 1코스는 연오랑세오녀길로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귀비고까지 6.5㎞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2코스 선바우길은 흥환어항까지 6.5㎞ 구간이다. 해안 절벽을 따라 바다 위에 조성된 데크길을 걸으며 기암괴석들을 감상할 수 있다. 3코스 구룡소길은 장군바위, 구룡소, 천년기념물 모감주나무를 거쳐 호미곶면 대동배까지 6.5㎞로, 둘레길 4개 코스 중 가장 힘든 구간이다. 약 2시간 30분 걸린다. 4코스 호미길은 일몰 명소로 유명한 독수리바위를 지나 호미곶 해맞이 광장까지 5.3㎞ 구간이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열리면서, 산으로 올라가던 해파랑길 15코스도 이 둘레길 구간으로 변경됐다.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 세오녀 설화를 테마로 한 공원이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 4년에 동해 바닷가에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연오가 해초를 따다가 어떤 바위에 올라타니 바위가 일본으로 가버렸다. 일본인들은 연오를 왕으로 삼았다. 세오는 바닷가에서 남편을 찾다 남편의 신발을 보고 바위에 올라가니, 또 바위가 움직여 일본으로 갔고 세오는 왕비가 됐다. 그러자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빛을 잃었고 신라왕은 연오와 세오에게 돌아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연오는 세오가 짠 비단을 보냈고 그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니 해와 달이 빛을 되찾았다는 이야기다. 동해면에 있는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의 중심건물은 ‘귀비고’인데 세오녀가 짠 비단을 보관했던 창고의 이름이다. 설화와 관련된 각종 조형물 등을 재현한 신라마을도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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