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당나귀를 팔러간 국민의힘
[윤덕우 칼럼] 당나귀를 팔러간 국민의힘
  • 승인 2021.01.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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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주필 겸 편집국장
제1야당 국민의힘을 보면 전래동화 ‘당나귀를 팔러간 아버지와 아들’이 생각난다. 자기 소신없이 다른 사람들 눈치보다 세상의 웃음거리가 된다는 교훈적인 내용이다.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실려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소속 의원들이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아버지와 아들이 당나귀를 팔러 장에 가면서 생긴 이야기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무더운 여름 날 아버지와 아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당나귀를 몰며 시골길을 걷고 있었다. 나물 캐던 처녀들이 이 모습을 보며 수근거리며 웃고 있었다. 아버지는 아차 싶어 아들을 당나귀에 태워 장으로 향했다. 커다란 나무 앞을 지날 무렵 장기를 두던 노인들이 늙은 아비는 걷게 하고 아들 놈 혼자 당나귀를 타고 간다며 호통을 쳤다. 그러자 아버지는 아들을 불효자로 만들 수 없다며 아들을 당나귀에서 내리고 자신이 타고 갔다. 이 장면을 본 여인들이 아들은 걷게 하고 아버지 혼자 당나귀를 타고 간다며 흉을 봤다. 그러자 아들과 함께 당나귀를 타고 갔다. 두 사람을 태운 당나귀는 금새 지쳤다. 방앗간 앞을 지나고 있는데 방앗간 주인은 힘겹게 걸어가는 당나귀를 보고 버럭 화를 냈다. 아버지는 미안한 마음에 당나귀에서 내렸다. 아버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주위에서 일하는 농부 가족들에게 물었지만 각자 생각이 달랐다. 아버지와 아들은 나무 그늘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옆에서 쉬고 있던 나그네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사정을 들은 나그네는 껄껄 웃으며 둘이서 당나귀를 메고 가라고 했다. 아버지는 나그네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새끼줄로 당나귀의 네다리를 장대에 묶어 메고 갔다. 개울 앞을 지날 때 물놀이 하는 아이들이 그 모습을 보고 배꼽을 잡고 웃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놀란 당나귀를 바둥거리다 그만 개울에 빠져 떠내려갔다. 아버지와 아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울먹였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것은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제1야당이 그렇다면 더욱 그렇다.

누군가가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을 건너고 중도확장 위해서는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나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김무성이나 유승민이 얘기했는지. 아니면 주호영을 비롯한 대구지역 다선의원 등 당시 탄핵에 찬성했던 새누리당 의원 62명이 이구동성으로 얘기를 했는지….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지난 달 15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시 과오(過誤)로 수감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 8월에는 호남민심을 얻어야 한다며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사과’를 하기도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 준비를 위해 던진 중도확장의 승부수다. 하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신통찮다. 최근에 발표되는 국민의힘 대통령 지망자나 국민의힘 당 지지율을 보면 그렇다. 우선 국민의힘 대통령 지망자인 홍준표·유승민·원희룡의 지지율이 겨우 2~5% 정도로 기대 이하다. 일부 신문에서는 ‘쪽팔리는’지지율로 표현하고 있다. 여권 주자나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에 턱없이 못미친다. 국민의힘 당 지지율도 문재인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감안하면 제1야당으로서의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제1야당 역할을 못하는 국민의힘 자업자득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4·15 총선 때부터 보수를 위해 강력한 투쟁할 수 있는 세력들을 ‘극우’로 내몰았다. 좌파들이 보수 장외투쟁 세력에게 ‘극우’프레임을 씌우자 국민의힘 지도부도 그들을 ‘극우’로 치부했다. 좌파들의 프레임 놀이에 놀아나고 있다. 좌파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우파 투쟁세력이 국민의힘에 ‘극우’로 내몰린 상황에서 좌파들이 무서워할 것은 더 이상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 62명의 집단 배신이 없었다면 의회민주주의를 말살하고 법치주의를 후퇴시킨 문재인 정권의 탄생은 없었을 것이라고 국민들은 단언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앞장서 탄핵하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복귀한 인물들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민주당 2중대 소리를 들으면서도 고분고분한 제1야당. 어쩌면 탄핵에 앞장섰던 원죄가 있는 인물들의 정치적 운명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런 야당을 지지할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다. 지지율 상승은 무릎을 꿇고 입으로 하는 사과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제1야당으로서의 당당한 역할에 달려있다.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탈당과 복당을 밥먹듯이 하는 이합집산 정당, 권력의 눈치를 보는 용기없는 정당, 포퓰리즘에 앞장서는 정당으로서는 국민들의 존경과 환심을 살 수 없다. 그 나물에 그 밥이기 때문이다. 탄핵에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물러나고 이합집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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