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 오탁악세(五濁惡世)
<팔공시론> 오탁악세(五濁惡世)
  • 승인 2010.07.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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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스님 재)불교교단 실상연화종 · 현광사 석동광 합장

“諸佛出於 五濁惡世 所謂劫濁. 煩惱濁. 衆生濁. 見濁. 命濁”. 모든 부처님께서는 오탁악세에 출현하시느니라. 이른바 겁탁. 번뇌탁. 중생탁. 견탁. 명탁이 오탁이니라.

지금의 이 시대를 말법세상이라고 한다. 흔히들 말세라고도 하는데, 말세라고 하는 것은 세상이 완전히 멸망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부처님 입멸 후 1000년 동안을 정법시대라고 하는데, 정법시대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행과 증득하는 사람 즉 깨달은 사람이 많이 나오는 시대이다.

1001년부터 2000년까지를 상법시대라고 하는데, 상법시대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행만 있을 뿐이며 증득하는 사람이 없는 시대다. 2001년부터 만년 동안은 말법시대로, 부처님의 가르침만 있을 뿐 증득하는 자도 없고 행을 바르게 하는 자 또한 심히 적은 시대인 것이다.

작금의 시대에는 여타의 경전에서 밝히신 바와 같이 깨닫지도 못한 자가 깨달아 아는 것처럼 말을 함부로 하는 자들이 바닷가 모래알 같이 많다고 밝히신 바 있다. 오랜 세월동안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은 부정이 생기게 되고, 부정하게 되므로 부패하게 된다. 잘못된 방법으로 살아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게 되고, 남을 생각하는 마음은 점차로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은 복잡하게 얽히게 되고, 남을 이해하려는 것보다는 자기중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된다. 그릇된 판단으로 인해서, 이웃과도 관계가 악화되는 경향이 많아지고 그러므로 사회는 점점 악하게 되어, 서로를 믿는 마음이 부족하게 되어 생기는 혼란으로 인해서 사회가 혼란하게 되는 것이 겁탁이다. 이 세상을 살다보면 자기중심적으로 모든 것을 생각해서 행동하게 되면 미혹한 마음이 생기게 된다.

미혹한 마음이 곧 번뇌로서 백 여덟 가지의 번뇌가 생겨난다.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인데,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생각하는 것보다 눈앞에 있는 이해득실만을 생각하고 욕심을 낸다던가, 작은 일에도 성을 잘 낸다든지, 나보다 나은 사람을 보면 질투심이 생겨서 그 사람을 이유 없이 미워한다든지, 아주 작은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여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여 생겨나도록 행동하는 것이 곧 번뇌탁이다.

모든 사람들의 성품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잘못된 일들이 생겨나게 된다. 각자의 생김새나 마음도 각기 다 다르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내가 노력하는 것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도 하고 원망도 하고 미워도 하게 된다. 그러나 정작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자기 자신도 남을 알아주려고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것은 살아가는 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서로가 생활환경이 다르고 마음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것과 남이 생각하는 것이 서로 다르니까 생겨나는 것이 중생탁이라 한다.

사람은 각자가 하는 일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사물을 보는 것이 다르므로 인해서 생겨나는 것이 견탁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물건을 놓고 오른쪽에서 보는 것과 왼쪽이나, 아래, 위에서 보는 것이 각각 다르게 마련이다. 이렇게 자기가 보는 입장에서만 사물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 중생이다.

그리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세계를 보고 생각하는 세계관이나, 인생관이나, 또는 자연을 생각하는 자연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자기의 견해를 내세워서 주장하게 되어 서로 간에 마찰이 생기고 다투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이나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의 생각만 주장하므로 인해서 생겨나는 것이 곧 견탁인 것이다.

사람은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욕심에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사람의 수명이 짧은데서 오는 번뇌가 명탁이다. 내 수명이 얼마가 되면 어떠한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죽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오는 번뇌가 또한 명탁이다. 인간은 사람의 명이 짧다고 생각하는 그 생각으로부터 잘못의 근원이 생겨나는 것이다. 살아있을 때 깨달아서 성실하게 해 나가면 될 것을 욕심만 부리게 된다.

문제는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면, 얼마 살지 못한다고 하는 데서 아무렇게나 살려고 하는 잘못된 생각을 하기 쉬운데 이러한 마음은 어리석은 마음이다. 만일 2-3일 내에 죽는다고 한다면, 하루 동안만이라도 바르게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진다면, 번뇌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번뇌 즉 보리라고 하신 것이다.

번뇌는 보리의 근본이다. 그래서 좋은 생각과 실천으로 명이 짧다는 것이 보리의 근본이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의 근본을 바로 가지면, 악의 근본이 선의 근본으로 바꾸어진다. 특히 말법 세상에서는 악한 일들이 많이 생겨나게 된다. 말법 오탁악세에 이러한 번뇌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은 마음으로 인해서 생겨나는 것이다.

오탁의 마음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실천하는 노력 없이 말로만 하는 것은 자기발전이 없다. 겉으로는 세상일을 다 아는 것처럼 말로 하기는 쉽다. 그러나 번뇌를 벗어버리려고 하는 마음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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