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재가급여는 노인복지의 백미다
<대구논단>재가급여는 노인복지의 백미다
  • 승인 2010.07.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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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지방자치연구소장,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얼마 전 노인환자의 병구완을 하던 간병인이 환자를 폭행하여 사망시켰다는 기사는 이유야 어쨌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환자를 돌보는데 필요한 전문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가진 이가 환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자기직업의 대상물로만 인식했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오늘날의 사회복지는 제한적인 복지에 머무르지 않고 복지대상을 무제한적, 개방적인 측면에서 인식하게 되면서 복지활동의 범위가 점점 넓혀지고 있다. 누구든지 지역복지관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이용자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것이 그 한 예다.

사회부적응자를 위한 특정복지에서 일반시민들을 겨냥한 일반복지로 그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아마도 서민가정과 가장 깊은 관련이 있는 복지 분야는 노인복지부문일 것이다. 다가족이든 핵가족이든 집안에 노인이 없는 가정이 없고 그 수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국가는 노인의 질환을 사전예방 또는 조기발견하고 질환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ㆍ요양으로 노후생활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하여 노인복지법을 제정했다.

치매 등 장기적 요양보호가 필요한 노인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임의규정에 머물던 노인복지법을 강화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을 특별법으로 제정하여 고령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됨으로써 장기적 노인질환으로 직·간접으로 고통 받던 가족들의 책임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효과를 갖게 되었다.

노인장기보험은 우리들의 삶의 방식을 바꿔주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성치 못한 노인이 집에 있으면 오랜 병 수발에 금전적 걱정은 말 할 것도 없고 세상을 하직하는 날 까지 가족들이 병구완해야 하는 고통을 완화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6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 536만 명 가운데 30여만 명이 요양등급을 받고 그중 26만 명 정도가 요양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노인들에게 희망이 뭐냐고 물어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던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다가 자기 방에서 눈을 감고 싶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인들의 희망을 들어주는 제도가 재가급여다. 바로 집에서 요양보호사, 간호사 등의 방문으로 목욕· 식사· 집안일· 병간호 서비스를 받는 제도다. 요양서비스의 핵심은 서비스하는 사람의 자세에 있다. 바로 사람과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휴먼서비스다.

노인복지분야의 전문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요양보호사는 노인환자 중심으로 일을 해야 한다. 오랜 병석을 지켜온 노인들은 간병인이든 누구든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고집이 있다. 40대 초반의 여성 노인요양사가 재가서비스를 하면서 겪은 일들을 전해 들은바 있다. 음식도 혼자 못 먹는 할머니 집에 방문하기만 하면 노래를 불러달라고 조른다고 한다.

피할 수 없어 흘러간 유행가를 불러가면서 밥을 떠먹여주니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때로는 그 할머니가 화투를 치자고 할 때는 응해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그 할머니가 자기만을 찾는다면서 노인환자는 어린애처럼 다루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2년 전 노인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 후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다 보니 질 낮은 요양보호사가 양산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년 초 노인복지법을 개정하여 종전까지 일정시간 교육만 받으면 자격증을 주던 것을 강화하여 필기와 실기시험을 통한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제를 채택한 것은 매우 잘 한일이다. 자격시험에 소양과목을 첨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양보험의 재원이 국민들의 건강보험료로 충당되고 있으므로 수급자의 선별을 까다롭게 할 필요도 있지만 많은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려면 수급자의 등급을 완화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제도 운영면에서 미흡한 점들을 보완하여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제도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환자를 돌보는 요양보호사가 직업적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이직 율을 낮춰야 한다.

관계부서는 요양보호사가 제공한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관리하여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재가급여, 지역사회서비스, 의료서비스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찾아야 할 것이다.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최대 장점은 오랜 병석의 노부모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해소라고 할 수 있다. 휴먼서비스 매우 중요한 복지 이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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