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서복’…복제인간은 영생의 욕망을 채울 수 있나
SF영화 ‘서복’…복제인간은 영생의 욕망을 채울 수 있나
  • 승인 2021.04.1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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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둔 전직 정보요원 ‘기헌’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서복’
여러세력 추적 속 특별한 동행
철학·드라마적 요소 부각
기존 SF 장르물과 차별화
브로맨스·액션신 ‘돋보여’
 
죽음을 앞둔 기헌(공유)과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은 서로를 통해 각자의 삶을 마주하게 된다.
죽음을 앞둔 기헌(공유)과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은 서로를 통해 각자의 삶을 마주하게 된다.

 

“사람들 참 겁 많죠. 욕심도 많고.”

영화 ‘서복’은 ‘건축학개론’(2012)의 이용주 감독이 9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SF(science fiction)로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을 녹여냈다. 복제인간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이를 바라보는 인간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삶과 죽음과 같은 본질적인 가치에 관해 물음을 던진다.

교모세포종으로 죽음을 앞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교모세포종으로 죽음을 앞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교모세포종으로 죽음을 앞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은 줄기세포 복제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실험체 ‘서복’(박보검)을 이송하는 임무를 제안받는다. 복제인간의 존재를 마주한 기헌은 당혹스럽지만, 그를 통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제안에 임무를 맡게 된다.

임무를 수행하는 날, 인류의 구원이자 재앙이 될 수 있는 서복을 노리는 자들의 공격이 시작된다. 서복을 이용해 불멸의 삶을 살고자 하는 자와 인류에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면 재앙이 될 것이라며 서복의 존재를 감추려는 자들이다. 기헌과 서복은 이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험난한 동행 속에서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죽음이란 인간의 숙명 앞에 발버둥 치는 인간 기헌과 영원히 죽지 않지만, 존재 이유에 의문을 품는 복제인간 서복. 극과 극에 놓인 이들은 서로를 통해 각자의 삶을 마주하게 된다. 기헌은 과거의 트라우마 속에 갇혀 괴로워하면서도 생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하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서복은 영원의 시간에 갇히게 된 운명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서복' 스틸컷
영화 '서복' 스틸컷

 

영화 속에서 서복은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왜 자신을 만들었는지, 인간들은 왜 죽기 싫어하는지, 죽음이 왜 두려운지. 이는 영화가 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다는 서복의 외침은 매일 밤에 잠이 들었다가 아침이면 눈을 뜨는 우리가 모두 찾고자 하는 답이기도 하다.

‘서복’은 기존의 복제인간을 다룬 영화들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복제인간의 탄생과 미래의 모습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SF보다는 기헌을 비롯해 각자의 입장에서 죽음과 삶을 대하는 현실 속 인물들을 조명하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더 강하다.

답하기 어려운 철학적인 질문을 잔뜩 품고 있는 영화지만, 서복이 가진 특별한 힘과 기헌의 액션 시퀀스로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더해 기헌과 서복의 티격태격하는 케미(케미스트리, 궁합)는 웃음을 유발하며 긴장감을 이완시킨다. 두 인물이 경계심을 무너뜨리고 서로의 상처를 담담하게 보듬는 관계로 나아가는 여정은 영화에 감성을 더한다.

배우들은 각자 맡은 캐릭터를 영민하게 살려낸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면서도 원망과 분노, 슬픔 등 복합적인 감정을 쏟아내며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박보검은 실험체와 인간 사이에 있는 복제인간을 절제된 감정 연기 속에서 완성한다. 공유는 수척해진 얼굴로 과거의 죄책감에 괴로워하면서도 죽음을 두려워하는 본질적인 인간의 모습을 과하지 않게 현실적으로 드러낸다.

기헌과 서복을 쫓는 악역 ‘안부장’을 연기한 조우진은 인간미를 전혀 느낄 수 없는 악랄한 카리스마로 극에 속도감을 불어 넣는다. 서복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지켜본 책임 연구원 ‘임세은’을 맡은 장영남은 포커페이스로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짧지만 강렬한 대사들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영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해 개봉이 여러 차례 연기된 끝에 15일 극장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 동시에 관객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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