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내부총질 일삼는 홍준표를 보는 시선
[윤덕우 칼럼] 내부총질 일삼는 홍준표를 보는 시선
  • 승인 2021.07.1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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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궤멸됐던 보수가 어렵사리 되살아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체제 이후 그 조짐이 더욱 확연하다. 젊은 당원들의 입당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전에 없던 현상이다. 국민의힘 대변인을 토론배틀 형식으로 뽑았던 '나는 국대다'는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여당에 빼앗겼던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는데도 성공했다.

보수궤멸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결국은 내부총질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몰락도 내부총질에서 비롯됐다. 2015년 7월 8일 유승민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사퇴하면서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진사퇴한 것이 아님을 그렇게 표현했다.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입니다." 그의 원내대표 사퇴연설은 사실상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폭탄선언이나 다름없었다. 사퇴연설이 그렇게 큰 파장을 몰고 올 줄은 유승민도 몰랐을 것이다. 그의 사퇴연설이 보수붕괴의 도화선이 됐다. 그로부터 1년 8개월후.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은 파면됐다. 사퇴연설 직후 좌파언론들은 유승민을 한껏 치켜세우며 대서특필했다. 일부 좌파언론은 그를 소영웅시하기도 했다. 유승민의 그 발언은 좌파세력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교두보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그의 발언은 훗날 촛불시위의 명분을 제공했고, 보수궤멸의 단초가 됐다. 그래서 그를 두고 항간에는 문재인 정권 출범의 1등 공신이라고 얘기한다. 이제 문재인 정권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았다. 그는 문재인 정권을 두고도 헌법1조1항을 되뇌인다. 코미디 같은 우스운 일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수 년째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그들의 운명은 이미 14년 전인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때 정해졌다. 도를 넘는 내부총질이 그 원인이다. 씨앗에는 나무가 들어있지 않다. 그렇지만 적당한 환경이 되면 싹이 트고 나무가 된다. 그들은 꿈에도 이런 운명을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박근혜는 도곡동 땅과 BBK로 공격했고, 이명박은 최태민과 최순실 의혹으로 공격했다. 그 때 서로에게 남긴 상처와 흔적이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 빌미를 제공하고 지금 두 사람의 운명을 만들었다. 자업자득이다.

'돌아온 맏아들'. 홍준표는 국민의힘에 복당하면서 자신을 그렇게 표현했다. 홍준표는 내부총질이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윤석열에 대한 비판은 여권 유력주자인 이재명에 대한 비판보다 더욱 날카롭다. "본선 내보낼 사람 경선 과정서 발가벗겨야 한다면서…" 그는 윤석열이 국민의힘 입당 전이기 때문에 내부총질이 아니라고 궁색한 변명도 한다. 야권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X파일로 윤석열을 저격하고 있는 홍준표에 대해 "남 해꼬지하는 낡은 정치는 물리치고, 닥치고 정권교체" 라며 "보수의 맏아들이라면 여권의 이간계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도 홍준표를 향해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김웅 의원도 홍준표의 내부총질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공작정치가 난무했다. 홍준표는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내가 만들어줬다. BBK 사건 가짜 편지를 내가 막아줘서 대통령이 됐다." 2017년 5월 3일 대선 유세 등에서 BBK 사건에 대한 발언이다. 2007년 대선 엿새 전인 12월 13일, 당시 그는 한나라당 이명박 캠프 소속의 친이계로 네거티브 대응팀 중 하나인 클린정치위원장이었다.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의 기자회견장에서 그는 편지 한 장의 존재를 공개했다. A4용지 한 장에 손으로 쓴 그 편지에 대해 홍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의 낙선을 위한 노무현 정권의 공작정치의 물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나서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홍준표 위원장이 공개한 편지는 가짜로 조작된 것이며 그 배후에 당시 이명박 후보의 상근특보 등이 있음이 밝혀졌다.
그는 성완종 리스트의 최대 피해자이기도 하다. 경남기업에서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재판을 받았다. 2016년 1월 당시 재판에 참석한 홍준표 전 지사는 "정치 20년 한 나한테도 이렇게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수사하는데 국민을 상대로 어떻게 억압할지 궁금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재판 도중 껌을 씹고, 수사 관행을 바꾸고 자체 감찰을 요구할 정도로 자신의 결백함을 드러냈다. 2016년 9월 1심에서는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홍 지사는 이후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노상강도당한 기분이며 저승에서 성완종 전 의원에게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결국 2017년 12월 22일,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하였고 해당 논란은 무죄가 확정되었다. 홍준표는 X파일이 공작정치의 일환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내부총질은 정권교체에 재를 뿌릴 뿐 홍준표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권지지층에서 전략적으로 홍준표를 지지한다는 분석도 있다. 노욕이 지나치다는 평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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