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형 공공배달앱, 민·관 상생 견인 기대
경북형 공공배달앱, 민·관 상생 견인 기대
  • 승인 2021.08.0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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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 경북본부장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모든 부분을 바꿔 사회, 문화, 경제에 이르기까지 그 여파가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산업 분야 전반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비대면 구조 속에 배달산업 분야는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과거에도 우리나라의 택배 문화를 포함한 배달산업 특수성과 신속성은 외국에서 꾸준히 주목하는 분야였다.

배달산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지배하는 가장 핵심적인 뉴노멀로 자리 잡을 전망이 크다.

그중 실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배달음식 분야는 진화를 거듭했다. 과거 치킨, 족발, 피자, 중국 음식으로 대표되던 배달음식이 이제는 외식문화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배달 용기개발과 편리한 배달앱의 활성화로 성장하던 배달음식 문화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빅뱅을 방불케 하는 초고속 성장의 시대를 맞은 것이다.

배달음식 산업은 이제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산업 분야로 발전한 지 오래다. 코로나19 이후 배달앱 이용자 수는 2천 500만명, 시장 규모는 17조 3천억을 넘기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급성장의 뒤안길에는 또 다른 문제점이 양산되고 있다. 일회용 용기와 포장지에 따른 쓰레기와 심각한 환경문제, 배달업 종사자들의 열악한 노동 실태, 소상공인들에 대한 거대 배달앱 업체들의 갑질 등의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런 배달앱 업체의 과도한 이익추구와 가맹점·배달종사자들에 대한 갑질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형 배달앱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경북도내 소상인들 또한 민간배달앱을 이용하면서 비싼 광고료와 12~16% 정도의 과도한 수수료로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악순환에 고전하는 현실에서 경북도도 공공형 배달앱 운영을 추진 중에 있다.

최근 민·관협력형으로 추진하는 배달앱 출시를 위해 경북도, 각 시군, 경북 경제진흥원, 한국외식업중앙회 경북지회, 주식회사 먹깨비가 한자리에 모여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성공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9월 개시를 목표로 소비자 홍보와 가맹점 등록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며, 4.5%(중개수수료 1.5%, 결제수수료 3%) 정도의 수수료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연 매출 5천400만원을 가정할 때 경북 공공배달앱의 경우 기존 민간배달앱 이용 대비, 약 390만원~600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게 된다. 이용자들은 지역사랑상품권을 10% 할인 구매하여 배달앱에서 사용하면 할인 효과와 향후 다양한 쿠폰 발행 및 프로모션 등으로 많은 혜택 또한 받을 수 있다.

경북형 배달앱 운영을 맡게 되는 먹깨비는 서울시·충북도·세종시 등의 공공배달앱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로 거대 배달앱 업체에 뒤지지 않는 배달앱 운영 노하우를 갖춘 실력자라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9월, 도내 11개 시·군(포항시, 김천시, 안동시, 구미시, 영주시, 영천시, 상주시, 문경시, 경산시, 칠곡군, 예천군)에서 배달앱을 개시하고, 향후 희망 시·군을 순차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사업의 취지와 효과를 보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뒤따른다.

'공유지의 비극'이란 학설이 있다. 주인이 따로 없는 공동 방목장에선 농부들이 경쟁적으로 더 많은 소를 끌고 나와 결국 방목장은 황폐해진다는 내용이다. 공공재에 대한 무책임한 이기주의나 공동체적 가치의 중요성을 주장할 때 주로 쓰이는 개념으로 공공재는 누구도 자발적으로 공급하지 않으며, 공급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혜택에 상응하는 비용부담을 꺼린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번에 추진 중인 경북형 공공배달앱에는 경북도의 적잖은 예산이 투입된다. '마른수건에 물을 짜듯' 마련한 예산으로 힘들게 시작하는 공공배달앱은 그 좋은 취지와 목적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배달수수료에 힘든 상인들을 돕고자하는 '경북도의 진심'을 감안, 업체와 소비자들의 호응은 있어야만 우려되는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

경기도를 비롯한 타 시도에서 야심차게 출발한 공공배달앱 초창기에 비해 현재 정체기에 빠진 것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한 이유가 크다. 배달앱 개발업체 또한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이 이루어져야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앱 사용이 불편하고 운영이 허술하다면 선한 의지로 공공배달앱을 선택한 이용자들 또한 결국 외면할 것이 분명하다.

이용자들의 배려와 노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가맹점 등록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수 있고 배달앱의 경쟁력이 생긴다. 소상공인들 스스로가 가맹점 등록을 독려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소상공인, 이용 도민들, 경북도, 그리고 운영을 맡은 민간업체까지 한마음으로 공공배달앱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착한 소비의 불씨가 꺼지지 않게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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