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오거리
두산 오거리
  • 승인 2021.11.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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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리

사는 게 바빴던 우리는 그냥

길이나 하나 더 내며 살았나

네거리보다 한 길 더 많은 오거리

그 더해진 길로 행운이 오겠거니 살았나

우로 가면 묵너미 옛길

좌로 가면 들안 옛길

죄 없이 아름다운 길

옳은 것은 옳다고 우기는 힘

어쩌지 못하는 대구기질

많은 외지인들이

대구는 끝났다 하고

대구는 못 쓴다 해도

오늘 또 못 쓴다는 인물에게 표를 던진다

믿는 것은 끝까지 믿어주는 순정이다

못 말릴 지조다

꼬장꼬장한 고집이다

◇이해리= 경북 칠곡 출생. 1998년 사람의 문학으로 활동 시작, 평사리문학대상 수상(03년), 대구문학상 수상(20년),한국작가회의 대구부회장 역임, 현재 대구시인협회 이사. 시집: 철새는 그리움의 힘으로 날아간다, 감잎에 쓰다, 미니멀라이프, 수성못<20년 학이사>외.

<해설> 고집을 가지고 지역감정을 실어 보내는 이들에게 꼬장꼬장한 기질로 은근한 눈을 쏘아붙이는 모습이 역력히 보인다. 무슨 일일까 하다가 슬쩍, 그 일로 그러시나 하고 위로의 주억대는 고갯짓을 하게 하는 시인의 글이 다소 힘이 들어가 있음을 느낀다. 네거리와 오거리를 상상하면서 여러 사람들의 감정이 흘러가고 있음도 보게 되는 글에서 시인의 지조 있는 마음을 읽어본다.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든 비슷하다는 것이고, 감정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글을, 따끔하게 읽었다. -정소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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