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한반도의 불가마…맵고 짜게 먹는 이유 있었네
대구는 한반도의 불가마…맵고 짜게 먹는 이유 있었네
  • 김종현
  • 승인 2021.12.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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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음식 세계로> - (40) 지형·기후가 성격과 먹거리에 끼치는 영향
산으로 둘러쌓인 내륙분지
천혜의 군사적 요새 이점
사방의 산 계절풍 막아주고
각종 천재지변에 무풍지대
가뭄·화재 빈번 등 단점도
40도까지 펄펄 끓는 날씨
땀 흘려 염분 소모량 많아
염도 높은 짠음식 주로 선호
가마솥과냉동고
대구는 가마솥과 냉동고. 그림 이대영

◇대장금의 등장

조선 중종(中宗) 때 윤씨폐비사건(尹氏廢妃事件)을 배경으로 궁중암투에 휩싸였던 서장금(徐長今)은 혈혈단신고아로 수라간 궁녀로 들어갔다.

국왕 중종의 주치의 최초 어의녀(御醫女)가 되기까지 누명을 뒤집어 씌기도 하는 등 천로역정을 겪었다.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에서는 중종30(1544)년 10월 ‘예상되는 기미를 여의(女醫)는 알고 있었다(予證女醫知之)’라는 기록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대장금(大長今)에 대한 기록은 10군데나 나오고 있다. 특히 놀라운 사실은 남존여비 유교사상이 뿌리깊이 박혔던 조선왕국에서 ‘대장금(大長今)’이란 정3품 당상관(正三品醫局長)을 장금식의(長今食醫)에게 주었다는 사실이다.

조선시대 세종(世宗), 문종(文宗), 세조(世祖)의 3 조정(朝廷)에 걸쳐 전의감 의관(典醫監 醫官)을 지냈으며, 1452(문종2)년에 내의(內醫)로 밀성군(密城君)의 병을 고쳤다. 하지만 그해 5월 국왕 문종이 종양절개수술(腫瘍切開手術) 이후 별세하자 그만 하옥되었다. 그 뒤에 전의감의 경비원(廳直)으로 강등하는 등 식의역정(食醫歷程)을 살았던 전순의(全循義, 생몰연도미상)가 있었다. 그는 1487(성종18)년 식의경험과 관련 노하우를 정리하고 분석한 ‘식료찬요(食療纂要)’를 저술해 성종(成宗)에게 봉정했다. 그 저서는 한 마디로 식의(食醫), 식치(食治) 혹은 식료(食療)를 통섭한 경험과 지식을 정리한 것이다. 식의심감(食醫心鑑)과 식료본초(食療本草)의 기반에다가 자신의 식료(食療)를 보결해 45개문(問)으로 요점을 정리했다.

오늘날 용어로 식료(food therapy)를 정리하면 i) 항상성(homoeostasis) 유지로써 즉 한의학의 정체관(整體觀), 조정음양(調整陰陽),혹은 생리평형으로 협조장부(協調臟腑) 이론에 해당한다. ii) 대증요법으로 한의학의 변증논치(辨症論治) 혹은 변병론치로서 동병이식(同病異食) 혹은 이병동식(異病同食)의 기본사고를 깔고 있다.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는 식치비방(食治秘方)

여름철 건강을 위한 상비약으로 시골 단오절을 즈음해 식중독, 풋과일 등에 의한 토사곽란 등을 예방하고자 오매육(烏梅肉), 백단향(白檀香), 양춘사씨앗(砂仁), 초과(草果)와 꿀(蜂蜜)을 넣은 제호탕을 달여 도자기 꿀단지에 넣어두었다. 만일 배탈이 났을 때는 제호탕을 한 종지 내어 찬물에 타서 마셨다. 겨울 상비약은 동짓날을 즈음해 계피(桂皮), 건강(乾薑), 정향(丁香), 후추(胡椒), 대추(大棗), 쇠가죽(阿膠)과 꿀(蜂蜜)을 끓여 달인 ‘전약(煎藥)’을 도자기 단지에 넣어 두었다가 사용했다. 찬기운의 음식을 먹었다면 반드시 후식(後食), 간식(間食), 약식(藥食) 혹은 약차(藥茶) 등 따뜻한 기운의 음식으로 중화(中和)를 시켰다. 이런 식치비방(食治秘方)들이 종가음식을 중심으로 오늘날까지 전래되고 있다.

대표적인 선비고장 영주에선 1433(세종15)년 영주 군수 반저(潘渚)가 향교를 중수하고, 지방의료원으로 제민루(濟民樓)를 설립했을 때 유의(儒醫)였던 이석간(李石澗, 1509∼1574)이 저술한 ‘경험의방서(經驗醫方書)’가 전해지고 있다. 현대인에 맞춰 예방의학차원에서 혹은 관광자원 차원에서 활용이 필요하다. 구전되는 대명황태후(大明皇太后)의 질환을 치유시켜드리자 황제가 하사한 천도(天桃)복숭아를 먹고 난 뒤 그 씨앗으로 술잔을 만들어 가보(家寶)로 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황(李滉)의 문하생(門下生)으로 스승에게 존경의 표시로 마지막 첩약(貼藥)을 지었다는 스토리가 있다.

◇오늘날 의학에서 식이요법은?

식이요법(diet therapy)은 생물학적인 기반요법으로 저탄수화물 식품 등을 이용한 특정질병(암, 심혈관 질환)의 치료 혹은 일반적인 예방 건강증진을 위한 전문식품 치유기법이다. 3대 기본원칙은 i) 다양한 음식으로 변화적인 식사하기, ii) 콩, 채소 및 과일 등을 함께 먹기(stample food), iii) 지방과 설탕은 적게 그리고 유제품과 육류 정기적 먹기로 요약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건강한 식생활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식생활원칙을 제시한다면, i) 다양한 음식 먹기, ii)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들어간 주식으로, iii) 콩, 채소 및 과일 등의 식물도 빠짐없이, iv) 매일 야채, 과일을 먹어야, v) 되도록 지방과 설탕(혹은 소금)은 적게, vi) 동물식품(육류, 생선)과 유제품은 정기적으로, vii) 적량음식으로 규칙적인 운동하기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오늘날 의학에서도 집도(執刀, 기계수술) 등으로 치료하는 것 이외 필요한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할 질환으로, 변비(constipation), 설사(diarrhoea), 골다공증(osteoporosis), 알코올 중독(alcoholism), 궤양(ulcers), 갑상선기능저하증(hypothyroidism), 죽상경화증(atherosclerosis), 심장질환(heart disease), 두통(headache), 고혈압(hypertension), 담낭염(cholecystitis), 궤양성대장염(ulcerative colitis), 과민성대장염(irritable bowel), 당뇨병(diabetes), 신장부전증(renal insufficiency), 빈혈증(anaemia)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홈페이지에서는 식이요법을 ‘질병치료의 목적에 따라 음식이나 식사를 적절히 활용하는 치료방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원칙으로 i) 건강에 필수적인 식품의 균형적 선택, ii) 최적의 영향을 공급하여 질병개선 및 회복, iii) 식품과 영양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한 신속한 회복과 질병의 재발방지, 예방과 건강을 유지함이다. 시술대상 질환으로 당뇨병, 비만, 동맥경화, 고혈압, 심장병, 신장병, 통풍, 알레르기, 단백질 결핍증, 비타민 결핍증 등에는 특정한 영양소를 제한 혹은 보충, 하루에 6~8 컵 물마시기를 권장하나 신부전, 심부전, 간경화 등에는 수분섭취를 제한한다.

가장 잘못된 생각은 약과 수술만으로 치료가 된다는 사고에 입각해 식이요법을 소홀하게 하는 것인데, i) 좋은 약과 수술에다가 음식을 제대로 먹어야 금상첨화가 된다. ii) 젖먹이 때부터 획득된 식생활(습관)을 확 ~ 바꾸기가 어렵기에 음식을 제대로 먹자는 것이다. iii)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오메가3 지방산(omega-3 fatty acid)이 풍부한 들기름이 좋다고 매끼니 1 ~ 2 수저는 변비개선에 도움이 되나 3~4배 식용하면 도리어 고지혈증을 자초하고 만다.

◇가마솥과 냉동고(대구)가 만든 짜고 매운 세상맛

태초(太初) 한반도를 다스리는 단군 할아버지가 백두산, 금강산, 한라산을 맡고 있었던 호랑이 산신령 3마리와 화롯불을 가운데 놓고 대화를 하다가 하늘에 이상한 기운이 감돌아서 담뱃대를 화롯전에 내려놓고 한반도를 살펴보았다. 동해용왕의 분부를 받은 창용(蒼龍)이 백두산에 모여 있는 한반도 신들을 향해 불을 뿜어대고 있었다.

단군 할아버지는 이단 앞차기로 화롯불을 걷어찼다. 불덩이는 하늘높이 솟았다가 백두산에 그대로 떨어졌고, 일부는 한라산으로 핑~ 날아가서 불똥이 쏟아졌다. 화로는 대구로 날아가서 떨어졌다. 단군의 장죽담뱃대는 한양(漢陽)에, 호랑이들의 담뱃대는 평양(平壤), 경주(慶州), 개성(開城)에 떨어졌다.

담뱃대가 떨어진 곳은 군왕들의 권한을 부여받은 왕조를 설립했다. 고구려(高句麗) 평양, 신라(新羅) 경주, 고려(高麗) 개성 그리고 조선(朝鮮) 한양으로 왕조가 들어섰다. 불이 떨어진 곳에선 땅속에서도 불이 타올라오는 활화산이 폭발했다.

불화로가 떨어진 대구는 한반도의 불항아리(火盆) 혹은 불가마(火窯)가 되었다. 사실, 이곳은 한반도 내륙분지라는 지형위치상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인 천혜분지가 되었다. 풍수지리상 장풍형(藏風形)으로 천혜의 군사적 요새가 되었다. 계절풍(봄가을 동남풍과 겨울철 북서풍)은 사방의 산들이 막아준다. 엄동설한의 풍설한파(風雪寒波)는 추풍령에서, 장마철의 태풍폭우(颱風暴雨)는 도달하기 전에 지리산 자락에서 쏟아버렸고, 팔공산(八公山), 비슬산(琵瑟山), 팔조령(八助嶺), 초례봉(醮禮峰)이 내성역할(內城役割)을 했기에 천재지변에서도 무풍지대였다.

반면 강수량이 적어 가뭄피해가 있고 건조한 지역으로 인해 한발과 화재의 피해가 빈발했다. 이런 지형으로 영하 40도에서 영상 40도까지 대륙성기후를 보여주었다. 곧바로 거주하는 사람들의 성격과 먹거리에도 기후는 영향을 끼쳐왔다. 바로 대구음식은 짠맛과 매운맛 음식 이외는 없다는 세평을 받고 있다.

먼저 기후가 대구음식에 끼친 영향을 살펴보면, i) 영상 40도까지 가마솥 물처럼 펄펄 끊는 대구의 날씨를 두고 일명 ‘한반도의 가마솥 대구’ 혹은 ‘대프리카’라고 한다. 작열하는 태양열로 쏟아지는 땀으로 염분 소모량이 타지역보다 많았기에 음식으로 소금을 보충하자니 짠맛음식이 필요했다. 염도가 높은 짠 김치를 짠지(鹽漬)라고 했으며, 무를 간장(된장, 고추장)독에 넣은 무짠지, 감(오이 혹은 참외)짠지 등 염장식품이 특히 많았다.

다음으로 ‘복날 개잡듯이’ 개고기 보신탕(狗肉湯), 개고기를 못 먹은 사람을 위한 대구탕(代狗湯)이란 육개장, 우거지탕, 삼계탕, 잡어(메기, 쏘가리, 붕어 등)매운탕, 잡어탕면(모리국수) 등 이열치열(以熱治熱)음식이 개발되었다. 작열하는 태양이 사람을 달달 볶듯이 대구음식 가운데 굽거나 볶는 음식이 다른 지역보다 많다. 과거 대구사회(직장)에서는 상사리더십(senior leadership)을 말할 때 “부하직원과 멸치는 달달 볶아야 제 맛이 난다.”고 했다. 이에 부하직원들은 “기관장에게 들볶인 간부들이 부하직원을 달달 볶기 위해 전달회의를 한다.”고 인식했다.

글 = 권택성 코리아미래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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