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 지지를 받고 싶으면
[달구벌아침] 지지를 받고 싶으면
  • 승인 2022.03.0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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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심리연구소 소장
김순호 BDC심리연구소 소장
사람들은 타인으로부터 지지(支持)를 받기 원한다. 가족을 통한 지지도 받고 싶고, 주위 친구들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싶어 한다. 그런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때가 있다. 그때를 모르면 지지를 받기 어렵다. 오늘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때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자.

그전에 궁금한 것이 하나 있다. 왜 우리는 타인에게 지지를 받고 싶어 할까? 생각해보니 그것은 우리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가 가진 힘만으로는 앞에 놓인 문제들을 완벽히 헤쳐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과 교류하며 더불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혼자서 북도 치고, 장구도 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다수 사람은 동시에 여러 가지를 수행하기 힘들고, 그러한 에너지 또한 없다. 가령, 누구는 머리는 좋지만, 체력이 약할 수 있다. 또 누구는 노래는 잘해도, 춤은 영 아닌 사람도 있다. 요리를 특별히 잘하지만, 청소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그림은 잘 그리지만, 말을 잘못해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사실은 우리가 모르는 그들만의 부족함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단지 우리가 그 사람의 속을 다 들여다볼 수 없어서 완벽하다고 생각할 뿐이지, 모두가 부족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으로부터 격려와 지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지받는 것도 다 때가 있다. 그때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으면 지지를 받을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순간은 언제일까?

한 사람이 내게 하소연을 해왔다. 가족이 자신을 지지해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가족이 자신을 지지해주면 힘이 나고, 그 힘 받아서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해서 슬픈 감정이 쌓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급기야는 불안 증상과 우울 증상이 심해져 가족과 주위 사람을 원망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군가 지지해주길 바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지지를 받고 싶으면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때를 알아야 한다. 그때를 모르면 지지를 받기 어렵다.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때는 바로 내가 무언가를 하려고 스스로 움직일 때이다. 즉, 주저앉아 있지 않고, 도전을 하고 앞으로 나아갈 때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서 누군가 손을 잡아 이끌어 줄 것이란 생각을 가지면 큰 오산이다. 백날 있어 봤자 손을 잡아 날 끌어 줄 사람은 없다. 내가 움직이고 활동할 때 비로소 주위의 사람에게 지지를 받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난 참 힘들었던 삶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누군가 내 손을 잡아 이끌어 줄 사람이 필요했고, 그런 사람이 나타나 주길 바랬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없었다. 신(神)마저 나를 버린 듯했다. 신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울고 있는데, 왜 저의 손을 잡고 끌어당겨 주지 않습니까?” 힘든데, 정말 힘든데, 신은 내 손을 잡아 주지 않았다. 원망이 절망으로 변하고 깊은 상실감으로 우울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던 어느 날 깨닫게 되었다. 이미 신은 나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오랜 시간 동안 나를 향해서 손을 내밀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손을 내밀어 내 손을 잡아라.”라고 오랜 날을 그렇게 손 내밀고 있었는데 나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저 울고 있는 내 손을 잡아 끌어주기만을 기다렸던 것이다. 깨닫고 보니 오랜 시간 동안 날 향해 내밀고 있던 신의 손이 보였다. 그리고는 내 손을 내밀어서 신의 손을 붙잡았다. 그때 강하게 나를 끌어주는 기분을 느꼈고,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깨닫지 못했다면 나는 여전히 울고 앉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사람을, 신을 원망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헬스장에 가서 가만히 앉아 “트레이너가 지지해주면 그때 운동하겠어”라고 하는 사람은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다. 지지는 그때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해보겠다고 움직일 때 그때 “잘하시네요. 네~그렇게 하나씩 천천히 하시면 됩니다” “하나둘, 하나둘 조금만 더” 이렇게 진행되는 것이 바로 지지다.

지지를 받고 싶으면 내가 먼저 움직이고, 내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때 사람들은 내 손을 잡아 주고, 세상도 나와 함께 움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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