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도 자가격리도 통제불능 수준…K방역의 허상
시설도 자가격리도 통제불능 수준…K방역의 허상
  • 조재천
  • 승인 2022.03.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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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확진 1천만 명 돌파
국민 5명 중 1명 꼴 감염
대구 요양시설·의료기관
집단감염 속출 아수라장
보유한 백신도 접종 못해
자가격리도 개인 양심에
22일 0시 기준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 866명이 나온 가운데 이날 오전 대구스타디움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22일 0시 기준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 866명이 나온 가운데 이날 오전 대구스타디움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지난 22일 1천만 명을 돌파했다. 국민 5명 중 1명꼴로 확진됐다는 얘기다. 누적 확진자의 90% 이상은 최근 한 달 보름 사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전국을 휩쓸면서 지난 2년간 굳건했던 K-방역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말도 나온다.

대구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대구시에 따르면 23일 0시 기준 지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1만 3천152명이다. 지난달 6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4만 1천756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5일 만에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짧은 기간 동안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사회 전반에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 아수라장 된 고위험 감염취약시설

지역 요양병원·시설과 의료기관 등 고위험 감염취약시설 곳곳은 집단 감염으로 수라장이 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확인된 시설별 집단 감염 건수는 요양병원·시설 150여 건, 의료기관 50여 건, 복지시설 10여 건 등 200건이 넘는다. 한 시설에서 5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해야 집단 감염으로 간주하는 것을 고려하면 최소 1천 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서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한 달 새 의료진과 간병인, 환자 대부분이 확진됐다. 일반 병동뿐 아니라 중환자 병동까지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며 “확진 판정 이후 숨진 환자도 여러 명이다. 특히 중환자의 경우 무작정 치료제를 투여하기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어 열이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요양병원·시설에서는 현재 백신 4차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으로 백신을 보유하고도 접종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기한 내 접종하지 못한 백신은 폐기해야 하는데, 폐기 물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4차 백신 폐기 물량은 오는 25일이 지나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 관리 안 되는 자가격리 이탈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본인 진료 이외 외출 허용이 제한되지만, 이를 어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앞서 방역 당국은 담당 공무원의 전담 관리와 GPS 기반 애플리케이션으로 자가 격리자를 관리해 왔다. 하지만 재택 치료 환자 등 자가 격리자가 폭증하면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자, 당국은 지난달 자가 격리 대상자의 앱 설치 의무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자가 격리자의 이탈 여부를 관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당국은 오롯이 확진자 개인의 양심이나 타인의 신고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0시 기준 대구에서 재택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8만 5천387명에 달한다. 지역 인구 100명 중 3~4명은 재택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 감염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자가 격리 제도는 물론 사회적 거리 두기도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어차피 감염될 것 지금 감염돼도 나쁘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K-방역은 무너졌다고 본다”면서 “그럼에도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개개인이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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