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치활동 재개에 ‘찬반양론’ 시끌
박근혜 정치활동 재개에 ‘찬반양론’ 시끌
  • 윤정
  • 승인 2022.04.1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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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 대구시장 예비후보 지지
“예전만 못해도 영향력 발휘할 것”
“명예회복에 결코 도움 안된다”
洪 “전직 대통령 팔이 선거” 비판
박근혜전대통령-유영하예비후보지지
박근혜 전 대통령, 유영하 예비후보 지지 박근혜 전 대통령이 8일 오전 7시께 유튜브에 올린 4분 54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최측근인 국민의힘 소속 유영하 대구시장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원회장을 맡은 사실도 밝혔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연말 사면된 이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로 돌아오자마자 대구시장 선거를 계기로 사실상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탄핵 이후 재판과정과 수감 기간 사실상 대리인 역할을 했던 유영하 변호사가 대구시장 선거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출마하자 지난 8일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유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게 된 것은 유 후보의 부탁도 있었지만 이심전심이었다”라며 “유 후보는 지난 5년간 제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저의 곁에서 함께 했다”라고 지지 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제가 이루고 싶었던 꿈은 다 이루지 못했지만 못다 한 꿈들을 유 후보가 저를 대신해 이뤄 줄 것으로 믿고 있다”라며 “작은 힘이나마 보태 유 후보를 후원하겠다. 시민 여러분도 유 후보에게 따뜻한 후원과 지지를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사저 정치’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박 전 대통령의 이번 유 예비후보 지지 선언이 대구시장 선거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역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며 불리한 판세를 뒤집어 승리로 이끌었던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태풍급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04년 4월 총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천막당사’ 카드로 당을 위기에서 구했고 2006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얼굴 테러’를 당하면서도 ‘대전은요?’라는 짧은 메시지로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또 2008년 4월 총선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의원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라는 메시지로 이들을 대거 회생시키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역에서 박근혜라는 이름 석 자가 갖는 무게감이 상당하다”라며 “지금은 비록 예전만큼 영향력이 없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영향력이 극대화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이 시점에 왜 자신의 최측근인 유 예비후보를 지지하는지에 대한 명분이 부족하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그가 전직 대통령으로서 너무 이른 시간에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것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가 탄핵 이후 폐족으로 불렸던 ‘친박’ 세력의 부활이라는 따가운 시선과 함께 지지했던 유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하게 되면 오히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며 오히려 그가 바라는 ‘명예회복’도 그만큼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다른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대구로 내려온 지 한 달도 안 돼 자신의 최측근이 대구시장에 출마하고 또 후원회장을 맡으며 그를 지지 선언하는 모습이 영 어색해 보인다”라며 “친박 부활, 사저 정치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쏟아지며 명예회복을 바라는 차원에서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 예비후보를 향해 “(대구시장 출마) 명분이 없다”라며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 박 전 대통령을 절대로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역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유 예비후보와 경쟁하는 후보군은 반발했다.

홍준표 의원은 SNS에서 “(이번 대구시장 선거가) 전직 대통령 팔이, 대통령 당선인 팔이 선거로 변질했다. 상식 밖의 씁쓸한 일만 생긴다”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재원 예비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돌봐주고 싶은 마음에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박사모 등 43개 친박 단체는 8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유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 단체는 “박 전 대통령은 부정한 돈, 뇌물 한 푼 받지 않고 지난 5년간 고초와 억울함을 겪었다”라며 “박 전 대통령과 기나긴 고난의 세월을 버텨온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명예 회복의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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