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자금난 및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서민가계에 대해 대출 문턱을 높여 온 것과 달리 이렇다 할 수입이 없는 대학생들의 이번 대출을 두고 ‘돈벌이’에만 급급한 은행권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대구지원 등에 따르면 신한·하나은행은 작년말부터 대구한의대 본과(3·4·5·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상품인 ‘닥터론’을 통해 학년별 1천~3천만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집중 개설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대출을 받은 학생수만도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게된 학부모들은 최근 해당 은행에 “돈벌이에만 급급해 이렇다 할 수입이 없는 학생들에게 이같은 거액의 대출을 해 줘도 되냐”며 항의하는 한편 금감원 대구지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금감원 대구지원은 현재 신한은행에 제도개선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금감원 대구지원 관계자는 “최근 이런 내용에 대한 학부모들의 민원이 제기돼 조사해 본 결과, 은행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도덕적 윤리적 측면의 문제 가능성이 있어 대출건수가 많은 신한은행에 제도개선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은행마다 장래 우량고객 확보 차원에서 의대 및 한의대생이나 사법고시 등에 합격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이 있기는 하지만 자격 요건을 강화해 이번과 같은 경우는 없었다”며 “학자금 대출도 아니고 개인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 이번 대출건은 연체 가능성이 높아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홍보부 관계자는 “아직 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해 지난해 12월 이 상품에 대한 한도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 나름 방안을 강구한 상태”라며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제도개선 요청에 대해서도 해당 부서에서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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