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환자가 진료 받는 상황 고려
해당 병원, 운영 사실 공개 꺼려
정부는 일상 회복을 지속하면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동네 병·의원 등 일반 의료 체계에서 확진자를 진료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 중 중등증 이상 환자는 정부가 지정한 코로나19 병상뿐 아니라 각 지역 병원이 별도로 마련한 일반 병상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 5일 각 지자체를 통해 코로나19 환자가 일반 입원 가능한 병원 및 병상 규모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 지역은 지난 4일 기준 5개 병원이 마련한 총 143개 일반 병상에서 코로나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구시는 실제로 이보다 훨씬 많은 병원에서 코로나19 일반 병상을 운영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대구에서 코로나19 일반 병상을 확보한 병원은 100곳이 넘는다. 병원급 의료기관 대부분이 코로나 병상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수본과 대구시가 밝힌 코로나19 일반 병상 수가 차이 나는 것은 해당 병상을 운영 중인 대부분 병원이 이 사실을 공개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주 중수본이 발표한 조사 결과도 ‘우리 병원에서는 코로나 환자를 입원 진료합니다’ 하고 공개한 병원과 병상만 반영됐다는 게 대구시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5개 병원 이외 나머지 병원에서 코로나 병상을 운영한다고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코로나19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가 진료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병상을 확보 중인 병원을 대상으로 공개로 전환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지정한 대구 지역 코로나19 병상 수는 총 229개다. 환자 중증도별로 보면 중증 병상 57개, 준중증 병상 122개, 중등증 병상 50개다. 이날 대구시에 따르면 전체 229개 병상 중 110개 병상이 들어차 있어 48.0%의 병상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지정한 지역 코로나19 병상 수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신규 확진자 규모와 병상 가동률에 따라 지금 확보한 병상 수가 달라질 수 있다”며 “대구 지역 병상 상황이 나빠지면 중앙 정부에서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거다.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앞으로 지정 병상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