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와 멘티
멘토와 멘티
  • 여인호
  • 승인 2022.09.26 21: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승을 뜻하는 멘토의 유래는 이렇다. 호메로스가 쓴 고대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 영웅인 오디세우스가 전쟁에 나가면서 자신의 아들 텔레마코스를 친구 멘토르에게 부탁하였고, 멘토르는 오랜 시간 아버지의 빈자리를 대신해서 스승이자 상담자, 친구 같은 존재로 텔레마코스를 보살펴 준다. 바로 여기에서 ‘멘토’가 유래되어 현재도 경험과 지식이 많아 신뢰할 수 있는 스승의 역할을 하여 누군가를 돕는 사람을 멘토라고 부르고 그 가르침을 받는 사람을 멘티라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첫’, ‘처음’이란 글자는 설렘을 주는 동시에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데 대한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다양한 기관, 단체, 심지어는 교육현장에서도 필수적으로 도입하여 실효를 거두고 있는 활동이 바로 멘토링이다.

필자가 오래전에 미국 생활을 할 때 큰 아들을 근처 학교에 보내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능숙하지 않은 언어 때문에 곤란을 겪는 학생들에게 따로 분리하여 수업을 받는 것 이외에 같은 한국 학생과 연결시켜 함께 활동하면서 또래 간 언어를 습득하게 하는 교육 방법을 진행해 주어 큰 도움이 되었던 경험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학교에서는 자국민이 아닌 이제 막 입학한 외국인 학생을 배려한 멘토 멘티 활동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필자에게도 지금 활동하고 있는 영역으로 이끌어주신 고마운 멘토가 여러 분 계시고, 필자 또한 누군가에게는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멘티를 교육하고 트레이닝 시키는 과정에서 마지막 관문 통과해야 하는 강의 시연 과정이 있다. 동료들과 심사를 하다 보면 고치고 보완해야 할 부분이 분명 있다. 필자의 성격 탓도 있겠지만 신랄한 비판보다는 따뜻한 격려를 해주셨던 멘토의 조언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었다는 변함없는 생각에 필자도 멘티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찾아내려고 애를 쓰며 그렇게 하고 있다.

같은 시연과정을 보면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단점을 찾아내는지 신기할 정도의 동료도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는 말이 있지만 모든 게 쓴 약으로만 고쳐진다면 얼마나 각박하고 전쟁 같은 긴장 속에서 살아가야 할까? 두렵고 떨리던 그 순간 받았던 상처와 모멸은 또한 얼마나 오랫동안 생채기를 낼 것이며 그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까?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다가 그림 그리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보고 『점』과 『느끼는 대로』의 두 권의 그림책을 쓰게 되었다는 피터 레이놀즈(Peter H/ Reynols)의 『점』을 소개하며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그림 그리는 일에 영 소질이 없다고 생각한 베티가 등장한다. 선생님의 재촉에 아무렇게나 내리꽂은 점 하나에 선생님은 “자! 이제 네 이름을 쓰렴.”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베티가 그렸던 ‘점’이 멋진 액자에 담겨 선생님 책상 위에 걸려있는 것을보고 베티는 자기만의 독창적인 점을 그리기 시작한다. 베티 안에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아주고 격려해 준 따뜻한 선생님의 시선으로 인해 베티가 그린 점들은 교내 미술 전시회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끌게 된다. 전시장에서 베티에게 다가온 한 소년이 있다. 베티를 부러워한다. 소년에게 선을 그려보라고 하고는 삐뚤삐뚤한 선을 바라보더니 선생님이 베티에게 했던 대로레이먼에게 말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자! 이제 네 이름을 쓰렴.”

강순화 <아동문학가·글로벌교육재단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