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 미소의 두 얼굴
[달구벌아침] 미소의 두 얼굴
  • 승인 2022.09.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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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심리연구소 소장
‘미소’의 반대말이 무엇일까? 인상을 쓰는 것? 아니면 무표정? 둘 다 아니다. 미소의 반대말은 ‘당기소’다. 한때는 이런 류의 개그가 유행할 때가 있었다. 지금은 찾기 힘들지만 그때는 서점의 한쪽에는 이런 싱거운 농담의 개그와 관련된 책들이 한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위급할 때 사용하기 위해 허리춤에 권총을 숨겨 놓고 있는 것처럼 사회생활을 하려면 싱거운 개그 소재 한 두 가지 정도는 바로 사용할 수 있게 장착하고 있어야 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당시에는 웃기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인기가 있었다. TV에서도 개그 프로그램이 방송사마다 있었다. 특히 ‘개그 콘서트’라는 프로그램이 하는 날에는 온 가족이 TV 앞으로 모였다. 그리고 한 주동안 그 이야기로 한 주간을 보내고 했던 적이 있다. 개그가 참으로 힘이 있었던 때였다. 지금은 이런 농담들이 아재 개그라며 천대를 받는 신세가 되었지만, 그때는 이런 말장난을 하며 우리는 함께 낄낄낄 웃었다.

미소 이야기가 나왔으니 오늘은 미소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미소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즉, 미소라고 다 같은 미소는 아니라는 말이다. 예를 들면, 사기꾼의 미소와 맘씨 좋은 아저씨의 미소는 같은 미소라고 할 수 없다. 그 둘은 전혀 다른 미소다. 겉으로 보기에는 같다고 생각되겠지만 완전히 다르다. 미소가 향하는 방향이 다르고, 미소를 통해서 얻기 위한 최종 목적이 다르다. 마치 요리사의 손에 들려진 칼과, 강도의 손에 들려진 칼이 전혀 다른 의미인 것처럼 말이다.

먼저 요리사에 손에 들려진 칼은 요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강도의 손에 들려진 칼은 누군가를 헤치는 칼이다. 칼이 다 같은 칼이 아닌 것처럼 미소 또한 같은 미소가 아니다.

외국 여행을 나가면 친절한 사람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위험의 순간은 늘 친절한 사람을 통해서 오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여행을 많이 다녀본 여행 고수들이 입 모아 얘기하는 내용이다. 본인이 튀르키예(터키)로 자유여행을 갔을 때 일이다. 이스탄불이란 도시는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어서 이동하기가 편했다. 그래서 시내로 나갈 때 늘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그러다가 한 번은 이스탄불 시내를 한창 구경하고 외곽에 있는 우리 숙소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오고 있었다. 바닷가의 바람도 좋았고, 햇볕도 적당히 좋았다. 그런데 한참을 걷다 보니 거리가 생각보다 꽤 멀었다. 하루 종일 시내를 걸어 다니며 지친 탓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조금씩 지쳐 갈 때쯤 일행 중 한 사람이 택시를 타고 가자고 제안을 해왔다. 본인도 속으로 ‘앗싸’라며 좋아했다. 택시를 잡기 위해서는 도로 반대편으로 건너가야 했다. 횡단보도도 없었고 육교도 없었다. 도로 건너편으로 건너는 가야 하는데 도로도 넓고 차도 빨리 달려서 ‘어떻게 하지?’라며 망설이고 있었다. 그런 우리와는 다르게 현지인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무단횡단을 해서 도로 건너편으로 넘어가려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귀신같이 우리의 모습을 포착한 건너편에 택시가 섰다. 그리고는 택시에서 내린 택시기사는 아주 친절한 미소를 하며 친히 반대편으로 건너와서 우리가 길을 건널 수 있도록 에스코트를 해주었다. 그리고 목적지까지 태워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목적지에 도착해서 평상시의 몇배나 되는 택시요금을 보고서는 친절함 속에 감춰진 미소가 사기꾼의 미소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미소가 나쁘다는 말인가? 물론 그건 아니다. 하지만 미소로 다가오는 사람의 부류가 두 종류이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본인의 경험상 지금까지 잘 모르는 사람이 친절할 때는, 둘 중 하나였다. 진짜 친절한 사람이든지, 아니면 전형적인 사기꾼이든지. 그래서 친절이 다가올 때 의심 없이 무조건 손부터 덥석 잡기보다는 미소 뒤에 숨겨진 또 다른 모습이 있을수도 있으니 조심하며 친절의 손을 잡을 필요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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