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포카’ 열풍에 학부모 진땀 뺀다
초등생 ‘포카’ 열풍에 학부모 진땀 뺀다
  • 정은빈
  • 승인 2022.10.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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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에 구성된 연예인 카드 사진
수집·공유·교환 하나의 놀이로
부모, 자녀 부탁에 구하기 나서
판매처·가품 구분법 몰라 난감
과소비 조장·중고 사기 위험 커
실명거래제 등 보호 시스템 필요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아이돌 '포카'(포토카드) 수집·공유가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았다. 3일 중고거래 앱에 포카를 검색하자 대구지역에서 거래를 희망한다는 게시글이 70여 건 검색됐다. 정은빈기자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아이돌 '포카'(포토카드) 수집·공유가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았다. 3일 중고거래 앱에 포카를 검색하자 대구지역에서 거래를 희망한다는 게시글이 70여 건 검색됐다. 정은빈기자

 

“포카가 도대체 뭔가요?”

어린이들 사이에서 아이돌 ‘포카’(포토 카드) 열풍이 불고 있다. 자녀 부탁에 포카를 구하고 나선 학부모들은 낯선 문화에 난감한 기색이다.

포카는 연예인 사진을 카드 형태로 만든 두꺼운 종이로, 통상 대중가요 앨범 구성품으로 제공하는 마케팅 수단이다. 앨범마다 카드 종류와 개수를 다르게 구성해 소비자가 앨범을 여러 장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아이돌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들을 선호하는 아이들 사이에는 포카를 수집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친구들과 카드를 공유·교환하는 일은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았다.

1년 동안 포카 20여 장을 모았다는 김수민(13·대구 달서구 대곡동) 양은 “하나둘 모으다 보니 뿌듯함을 느껴 계속 모으게 됐다”라며 “포카를 방에 두고 심심할 때마다 펼쳐보는데 예뻐서 기분이 좋다. 인기 많은 멤버의 카드가 나오면 친구들에게 자랑도 한다”고 전했다.

포카 자체부터 판매처와 구매 방법까지 모든 것이 생소한 학부모들은 난감한 처지다. 주부 김모(43·대구 달서구 월성동) 씨는 얼마 전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포카를 초등학교 5학년 딸에게 사줬더니 “이건 가짜”라며 실망해 당황했다고 한다. 김 씨는 “진짜 포카는 어디서 파는지, 진짜와 가짜는 어떻게 구분하는지 도통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원하는 포카를 얻을 때까지 앨범을 구매하는 사람이 늘면서 ‘포카 도박’, ‘포카깡’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팬심’을 자극한 경품 시스템이 미성년자의 과소비를 부추기는 데다 포카 등을 제외한 앨범 구성품은 그대로 버려지는 일이 반복되면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고거래 사기 피해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수요가 높은 연예인 카드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비교적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데, 이를 악용해 허위 판매 글을 올리고 선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하거나 빈 상자를 보내는 식이다.

박동균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은 “중고거래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실명거래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성년자는 사기 피해를 겪을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크고, 대면 거래 시 2차 피해도 발생할 수 있어 보호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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