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감 가득한 방언, 이대로 가면 소멸
정감 가득한 방언, 이대로 가면 소멸
  • 정은빈
  • 승인 2022.10.0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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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576주년 한글날’
경상방언 사용률도 크게 줄어
2010년 27%→2020년 22%
“지역 정체성 담긴 소중한 유산
‘대구·경북어 대사전’ 편찬 등
어휘 자료 체계적인 정리 필요”
올해 576주년 한글날(10·9)을 맞은 가운데 각 지방 고유어인 방언이 소멸 위기를 겪으면서 적극적인 보존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의 ‘2020 국민의 언어의식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성인 남녀 5천 명 가운데 ‘평소 표준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사람은 56.7%로, 방언 사용자(43.3%)보다 많았다. 경상방언 사용률은 22.5%, 전라방언 사용률은 10.3%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언어 사용률은 표준어 47.5%, 경상방언 27.8%, 전라방언 12.1%였다. 10년 동안 표준어 사용률이 꾸준히 증가한 반면 경상방언과 전라방언 사용률은 감소한 것이다.

‘수도권 집중화’로 지역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줄어드는 동시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방언을 지양하고 표준어를 쓰려는 의식이 형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방송 등 공적 영역에서 표준어를 기준으로 사용한 영향이라는 풀이도 있다.

지자체는 저마다 지역어 보존에 나섰다. 특히 제주도는 지난 2010년 유네스코에 ‘소멸 위기의 언어’ 4단계(아주 심각한 위기에 처한 언어)로 등재된 제주어를 지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2007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역어 보존 조례인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를 제정하고, 다양한 행사로 제주어를 알리는 ‘제주어 주간’ 등을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제주어박물관 설립을 추진하는 한편 2024년 발간을 목표로 ‘제주어대사전’ 편찬 작업도 하고 있다.

경상남도는 지난 2017년 경남방언연구보존회와 함께 ‘경남방언사전’을 발간했다. 경남과 부산, 울산지역 방언을 포함해 어휘 1만9천여 개를 수록했다. 지역어가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 보존·계승하고, 지역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취지다. 대구경북에서도 ‘대구·경북어대사전’ 편찬 등 지역어 전승·보전 사업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필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보고서에서 “사투리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 역사가 새겨져 있고 지역민의 독특한 정서와 사고가 스며들어 있기에 지역 정체성을 유지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면서 “대구경북의 특징적인 문화를 주제로 해 구술 자료를 구축하고 관련 어휘와 민속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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