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국민과의 소통’ 2년 그 이후...
<대구논단>`국민과의 소통’ 2년 그 이후...
  • 승인 2010.11.0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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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효 진 스피치 컨설턴트

그동안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해왔던 정부의 바람이 잘 실현되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나보다. 우리나라 국민 절반 이상은 사회 소통이 잘 되지 않고 특히 정부와 소통이 안 된다고 답했다. 이는 최근 한 방송사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사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낮은 점수로 나오는 항목이 `소통’이다.

물론 광우병 사태 당시 대규모 촛불시위의 경우 이명박 정권 반대세력이 원래의 사안을 넘어서서 정권의 이념적 지향성과 정당성 자체를 공격했을 때 소통 부재 논란 자체가 정치적 이념적 성격을 띤다는 지적도 많다. 하지만, 적지 않은 국민들에게 정부의 각종 정책 추진이 일방통행으로 비치고 있는 등 소통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것은 현 정부로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그에 반해,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2008년 10월 13일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한 직후 국민들에게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희망과 용기를 주고 국민과 직접 소통을 한다’는 취지로 라디오 연설을 시작했다.

이는 1930년대 미국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정책에 대한 국민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시도했던 라디오 프로그램 `노변담화(爐邊談話)’를 모델로 삼았다.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한지 2주년을 맞기도 했다. 이날은 특정 주제가 아닌 트위터, 미투데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민들이 보낸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해 국민과 소통을 하기 위한 노력도 활발했다. 트위터의 경우 지난 8월 13일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으로 입문해 일반인들과 대화를 나눴고, 지난 2월에는 청와대에서 젊은 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청와대 미투데이’를 개설하고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주변의 간단한 소식 등을 전해왔다.

이뿐 아니라 청와대는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청와대 홈페이지 메인 메뉴에서 소통마당을 개설하고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청와대 입장을 밝히는 형태로 소통 기능을 강화한 홈페이지를 개편해 지난해 10월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이밖에도 대국민 담화와 국민과의 대화, 시장이나 기업 방문 등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들과 소통을 하기 위한 노력도 분주했다.

그 어느 대통령보다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이러한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왜 정부와 소통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모든 노력들이 국민과의 `소통 부족’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일이었음을 생각해본다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과연 제대로 된 소통 채널과 제대로 된 소통을 해왔느냐 하는 문제이다. 라디오 연설을 살펴보자면, 지난 1930년대에야 라디오가 가장 널리 보급되어 있는 대중매체였으니 노변담화와 같은 프로그램이 이해가 된다고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돼 있는 2000년대 메시지의 충실도는 높지만 수용자의 참여도가 낮은 `핫(hot) 미디어’에 속하는 라디오 매체를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채택했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시도라는 점이다.

라디오는 일방향적인 정보제공에 강조점을 둔다는 점에서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도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어 국민과의 소통을 제대로 했다고 평가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밖에 라디오 연설을 제외한 국민과의 쌍방향 소통을 위한 노력들도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하기보다는 국민들의 메시지를 먼저 들으려는 자세, 그리고 쓴 소리조차도 기꺼이 달게 들으려는 겸허한 자세를 보였냐하는 점이다. 그동안 일방향적으로 국민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는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국민의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수렴하고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하였는지 앞으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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