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기피 심각…“정부 지원 절실”
소아청소년과 기피 심각…“정부 지원 절실”
  • 조재천
  • 승인 2022.12.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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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6개 병원 전반기 모집 ‘0’
저출생에 ‘전망 없다’ 인식 팽배
업무 특성상 고강도 업무 원인
“머지 않아 소아진료 공백 우려”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소아청소년과의 인기가 바닥을 찍고 있다. 전공의를 수련하는 대구 지역 6개 병원이 인턴을 대상으로 2023년도 전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레지던트)를 모집한 결과, 모두 한 명의 지원자도 받지 못했다. 수련 병원들은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경북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4명), 계명대 동산병원(4명), 영남대병원(3명), 대구가톨릭대병원(2명), 대구파티마병원(2명) 등 대구 지역 6개 수련 병원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총 15명)에 나섰지만, 지원자가 나오지 않아 고배를 마셨다.

이들 수련 병원은 지난해(2022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에도 총 15명의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를 뽑으려고 했으나, 대구파티마병원(2명)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은 지원자를 받지 못했다. 현재 각 수련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담당하는 업무를 전문의가 맡고 있을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매년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이 저조한 원인으로는 저출생과 높은 업무 강도 등이 꼽힌다. 저출생으로 환자가 갈수록 줄어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한 데다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하는 특성상 업무 강도가 높다는 것이다. 의료 분쟁에 대한 부담도 소아청소년과를 기피하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역 한 수련 병원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저출생이 지속되고 있고, 또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유행으로 마스크 착용을 필수적으로 하고 있다 보니 소아과 병원을 찾는 환자 수도 줄고 있다”며 “이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일부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수련 병원 관계자는 “소아청소년과는 저출생 문제와 맞물려 있어 (인턴들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메리트가 없다고 보는 것 같다. 대구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현재 병원에서도 전공의가 들어오지 않으니 전문의가 당직을 서는 등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수련병원들의 내년도 전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은 평균 10% 후반대로 파악됐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소극적인 대책을 에둘러 비판했다.

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그나마 지금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소아과 레지던트 4년 차가 다음 달쯤 나가면 이제 전국의 단 한 병원도 소아 진료를 (제대로) 못할 것”이라며 “이제는 너무 늦었고, 후진국형 아이들 사망 사례와 치명적인 장애 사례가 대거 발생할 거라고 본다”고 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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