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예술의 사회학적 읽기, 예술 작품에 내포된 ‘보이지 않는 힘’
[신간] 예술의 사회학적 읽기, 예술 작품에 내포된 ‘보이지 않는 힘’
  • 석지윤
  • 승인 2023.01.0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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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예술도 홀로 존재하지 않아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하게 반영
풍성한 시선으로 예술 보기 ‘도전’
예술의사회학적읽기
최샛별·김수정 지음/동녘/336쪽/2만2천 원

꽤 오랜 시간 아이돌 음악은 진정한 예술이 아닌 것으로 여겨졌고, 그 가수와 팬에게는 ‘딴따라’와 ‘빠순이’라는 멸칭이 붙곤 했다. 그러나 오늘날 아이돌 가수는 ‘아티스트’로 불리며, 팬덤은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존재로 주목받는다. ‘예술 테러리스트’로 불리는 뱅크시의 작품들은 그가 작품을 파괴하는 기행을 펼칠수록 오히려 값이 올라가고, 미국 팝아트의 거장 클래스 올덴버그의 거대 햄버거 조형물은 ‘작품’이 되었지만 고등학생들의 거대 케첩병 조형물은 해프닝에 그쳤다. 어떤 작품이 예술이 되고 안 되고는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 작품은 오로지 천재 예술가의 영감만으로 탄생할까? 이런 ‘예술 보는 눈’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은 ‘예술’과 ‘사회’를 함께 읽도록 제안한다. 그림, 음악, 영화, 애니메이션, 문학 등 어떤 영역의 예술도 홀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 따르면 하나의 작품에는 당대의 정치, 경제, 문화, 제도가 거울처럼 반영되어 있고, 그렇게 나온 작품 또한 사회를 변화시킨다. 예술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과정 또한 마찬가지다. 오늘날 각광받는 대부분의 예술작품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협업으로 탄생하며, 그렇게 나온 작품이 ‘진짜 예술’로 인정받는 과정에도 사회적 힘이 작용한다. 심지어 어떤 작품이 ‘내 취향’이라는 느낌이 들더라도, 그 취향 또한 알고 보면 사회적으로 형성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많은 예술 관련 입문서들이 개별 작가와 작품, 장르나 기법, 역사 등에 초점을 둔다면, 이 책은 예술을 예술로 만드는 ‘보이지 않는 힘’들을 드러냄으로써 색다른 방식으로 ‘예술 보는 눈’을 길러준다. 인상파의 부상부터 BTS 열풍까지 여러 장르와 작품, 다양한 한국 사례들을 통해 예술작품들은 익숙하지만 ‘예술사회학’은 생소한 독자들, 미술관에 가면 왠지 모르게 위축되는 독자들도 예술에 흥미롭게 접근하도록 만든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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