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안정피로와 VDT 증후군
<대구논단>안정피로와 VDT 증후군
  • 승인 2010.11.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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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규 대구보건대학 안경광학과 교수

최근 주변에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무겁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먹고 살기위해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해서일까, 사회가 복잡해서일까, 아니면 대기가 건조하기 때문일까? 조금만 책을 들여다보거나, 장시간 컴퓨터 모니터를 보다 보면 눈이 쏟아질 것처럼 피로하고 머리까지 무거워지는 증상을 `안정피로(眼精疲勞)’라고 한다. 단지 눈의 피로라고 생각해 방치하다가는 전신피로 증상까지 겹쳐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안정피로는 굴절이상이 있거나 교정된 안경이 눈에 맞지 않은 경우, 사시나 사위가 있는 경우, 양쪽 눈의 굴절력 차이가 큰 경우, 조절이나 눈 모음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등 눈 자체의 다양한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정상인이라도 과도한 운동이나 노동, 심한 스트레스 등의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있는데 보통 사람이라면 별로 피곤하지 않을 정도의 상황에서도 쉽게 눈에 피로를 느끼고, 두통이나 시력장애, 복시(複視-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현상)를 일으키고, 심할 때는 구토까지도 일으키게 한다.

눈이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은 초월한다. 살아가면서 얻는 경험의 85% 이상이 눈을 통해 이루어지기에 예로부터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고 하여 인간의 오감 중 가장 으뜸으로 여겨 왔다.

이처럼 중요한 눈을 보호하고 시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서 인간은 안경이라는 경이로운 의료용구를 발명하였고, 또 이처럼 중요한 안경을 정확하게 조제 가공하여 국민의 시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전문적인 이론과 기술을 갖춘 안경사를 대학에서 양성하고 있다.

특히 정보가 생명처럼 여겨지는 현대사회에서 시각 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PC를 이용한 학습이나 게임들이 그렇고, 교육활동이나 업무처리가 대부분 시각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우리 눈은 과거 어느 때보다 혹사당하고 있으며, 그 결과 근시 이환율과 안경장용 인구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어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40%이상이 안경을 장용 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특히 도심지역 초등학생들의 안경 장용 비율이 현저히 증가되어 현재 약 50% 이상의 학생들이 안경으로 시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에 이르게 되었다.

일상생활에서 신체의 일부처럼 되어 버린 컴퓨터는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의학적 측면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컴퓨터 전자파가 인체에 이롭지 않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으나 그 정도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사람들이 흔들리는 화면, 즉 각종 영상매체들과 자주 접하게 되면서 소위 `컴퓨터 눈병’으로 속칭되는 VDT 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 Syndrome)이 새로운 눈의 현대병으로 등장했다. 이를테면 컴퓨터의 단말기를 위시해 전자오락기의 화면, 텔레비전 화면, 영화관의 스크린 등이 눈의 피로와 시력저하, 근시 화 등의 새로운 문제를 낳은 것이다.

화면에서 발생하는 자외선과 강하게 번쩍이는 빛은 심신에 무리를 가져온다. 초기에는 눈 자극에 이어 전신피로와 만성피로, 두통, 육체적 권태, 안구 충혈 등의 증상을 일으키고, 이런 초기증상이 반년에서 일 년 이상 지속되면 만성화는 물론 시력감퇴와 감기증세까지 일으키며, 경우에 따라서는 탈모증상이 나타나기까지 한다.

어느 연구보고에 의하면 텔레비전 적색부분을 짙게 해서 오래도록 시청하면 근시발생 빈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 역시 영상매체에서 비롯된 이상증상의 대표적인 예이다. 눈은 작업량에 비례해 적절한 휴식을 필요로 한다. 1시간 정도 눈을 사용했다면 적어도 10분 정도는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만 건강하게 보호된다.

컴퓨터 사용을 직업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VDT병이 특히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래서 시력저하와 눈의 피로, 건조감, 색각이상 등의 증상에 시달리기도 하고, 두통과 식욕부진, 어깨나 팔목의 통증, 변비, 생리불순 등의 전신증상으로 고통 받기도 한다.

VDT 증후군을 예방하고, 초기증상에서 더 이상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와 노력, 작업환경의 개선 등이 필요하다. 눈의 활동에 주기적인 휴식을 주고, 작업에 적절한 조명상태를 유지하며 컴퓨터 등의 특별한 기기에 눈을 장시간 사용하지 않도록 작업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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