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운명에 대한 불안감,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수요칼럼] 운명에 대한 불안감,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 승인 2023.02.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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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실장·경제학 박사
박노광 대구경북소비자연맹
미래는 불확실하다.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불안감은 커진다. 불안감은 궁금증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사람들은 싫든 좋든 자신의 미래(운명)에 대해 궁금해 한다. 따라서 미래를 알고자 하는 행위는 사람들의 오래된 습성이다. 아무리 첨단과학이 우리의 삶을 이끌어도 샤머니즘, 사주 관상, 풍수, 통계 등 비과학적 혹은 과학적 기법을 동원해 미래를 예측하려고 한다. 미래에 대한 궁금증은 다양하다.

운명에 대한 예측과 관련된 기록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운명은 한 개인의 삶을 벗어나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정치인의 경우 더욱 그렇다. 스웨덴의 인기 그룹인 아바(ABBA)가 부른 <더 위너 테이크 잇 올(The Winner Take it All)>처럼 승자독식의 성격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대선에서 누가 이길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매우 크다. 왜냐하면 누구에게 줄을 설 것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대권 잠룡들은 선거를 앞두고 조상 묘를 이장한다든지,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종교인을 만나 정치적 운명을 알려고 한다. 정치권에 자주 회자되었던 종교인 중 한 사람이 경북 봉화군 석포리에 있는 현불사 주지인 설송 스님이다. 그 스님은 1997년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을 예언해 화제가 된 적이 있으며, 많은 정치인과 그 부인들이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1994년 김일성 사망, 그리고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을 예언한 또 다른 인물들이 있다. 육관도사로 더 잘 알려진 손석우 옹은 풍수지리서 <터>에서 조상의 묘를 통해 그 후손의 운명을 예언했다. 또한 대학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후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된 심진송 씨도 그의 저서 <신이 선택한 여자>를 통해 많은 예언을 했다. 두 사람은 TV 방송에도 출연하여 인기를 얻었으며, 풍수와 무속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냄으로써 우리 사회의 기저 문화로 존재해 왔다는 사실을 인증받게 했다.

예언은 시간이 지나면 검증된다.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과 관련해 논란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용산 이전 배후에는 역술인 천공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부승찬 국방부 전 대변인은 자신이 재임했던 기간 역술인 천공이 대통령실 이전을 앞두고 육군 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답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시절 ‘광화문 대통령 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이었던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풍수지리적 입장에서 대통령 부부가 생활하고 있는 관저만이라도 옮기라고 건의한 적이 있다고 한다. 청와대 터에 대해 천공이 개인적인 의견을 밝힐 수는 있겠지만,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것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가 아닐까 한다.

니체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아모르파티를 주장했다. 이 말은 자신의 운명이 아무리 힘들고 고난에 가득차 있어도 그냥 운명이러니 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과 어려움에 굴복하거나 체념하는 것과 같은 수동적인 삶의 태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고난과 어려움까지도 받아들이는 적극적인 방식의 삶의 태도를 의미한다. 이처럼 국민들은 항상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것이 정치인의 책무가 아닐까. 가십거리로 다룰 수 있는 천공 문제를 정치권에서 언급하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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