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임금 격차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
[수요칼럼] 임금 격차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
  • 승인 2023.03.0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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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공학박사
이충원 ㈜데씨제 대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대한민국의 전체 경제활동 인구 중 임금근로자 비율은 76.1%이다. 그만큼 대한민국 경제에서 임금근로자들이 차지하는 비율과 영향이 절대적이라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날이 갈수록 임금근로자 간의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2021년 임금근로자의 평균 소득은 세전 월 333만원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2020년 320만원보다 13만원 늘어난 금액이다. 하지만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의 평균 소득은 563만원으로 중소기업 266만원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액수는 2020년에 비해 대기업은 35만원, 중소기업은 8만원 늘어난 금액이다. 해당 통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간 임금격차가 얼마나 큰지를 대략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이러한 격차는 날이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성별에 따라서도 임금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2021년 기준 남성의 평균 소득은 389만원인 반면, 여성의 평균 소득은 256만원으로 133만 원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소득은 2020년에 비해 남성은 17만원, 여성은 9만원 증가된 것으로 나타나 남녀 간의 임금 격차 또한 심화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도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약 160만원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물론 비정규직 근로자 안에는 시간제와 한시적 근로자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정규직과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이 정규직 근로자보다 낮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나치게 심각한 임금 격차는 우리 사회에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첫째, 우리 사회의 근로와 임금의 공정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 본질적으로 임금은 근로 및 노동에 대한 대가이다. 따라서 어떠한 노동이나 근로를 고용주에게 제공하고, 이에 합당한 보수를 받는 것이 근로와 임금의 공정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이러한 공정성이 점점 무너져 가고 있다. 동일한 노동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정규직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단순히 임금 격차를 넘어 노동에 대한 차별이라 할 수 있다. 임금은 근로와 근로로 인한 결과(생산성)로 결정되어야지 고용형태가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고용시장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많은 임금을 받기를 원한다. 따라서 임금 격차가 심화될수록 높은 임금을 주는 기업에 입사하려는 동기는 강해질 것이다. 어찌 보면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이다. 최근 현대자동차 생산직 모집 첫날에 3만 명이 지원한 것도 이런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지나친 임금 격차는 임금이 적은 곳에 일하려는 사람들의 동기도 저하시킨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일보다 임금을 많이 주는 일을 선택하게끔 만든다. 이는 개인이나 우리 사회 전체로 볼 때 매우 큰 손실이다.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그 일을 할 때 결과(생산성)도 좋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 동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경제 성장 동력이 튼튼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강해져야 한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이 되는 구조에서 기업의 경쟁력과 고용 창출 능력도 높아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에 우수한 인재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임금 격차가 심화될수록 중소기업에서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는 매우 어려워진다. 즉 중소기업의 성장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대구의 경우에는 300인 이상인 기업이 전체 기업 중 2.94% 밖에 되지 않는다. 2021년 기준 대구의 순유출 인구가 2만 4천 319명으로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임금 격차가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

어찌 보면 임금 격차의 해소는 지금 당장 불편함과 문제를 야기하는 사안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작은 상처를 방치하면 큰 병이 될 수 있듯이, 해당 문제를 간과한다면 향후 우리사회가 복잡하고 어려운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그것이 우리가 임금 격차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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