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박찬웅 노마도르 대표 “지역 관광 연계 사회·경제 등 다양한 이슈 풀고 싶어”
[나는 청년입니다] 박찬웅 노마도르 대표 “지역 관광 연계 사회·경제 등 다양한 이슈 풀고 싶어”
  • 윤덕우
  • 승인 2023.04.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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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강릉·울릉살이 ‘릉릉위크’ 기획…참가자들 호평 일색
5주년 맞은 ‘우리나라 가장 동쪽 영화제’ 영화인 관심 폭발
“지역 기반 활동 스타트업, 관광산업 이해도 높아야 승산
비즈니스 모델 한계 존재…메가급 콘텐츠 고민 지속해야”
박찬웅대표와파트너
울릉도의 콘텐츠를 재해석해서 울릉도 다움의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고 있는 스타트업 ‘노마도르’ 박찬웅 대표(가운데)와 뜻을 함께 하는 청년들.

◇만능 엔터테이너의 삶을 요구받는 로컬 청년

과거 연예인들은 자신들의 영역이 분명했던 시절이 있었다. 연기면 연기, 코미디면 코미디, 노래면 노래 등 전문성을 갖추고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던 것이다. 연기자가 노래를 한다거나 코미디언이 연기에 도전하는 것은 불문율에 가까웠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연예계에서는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사회적 분위기는 크게 반전되었다. 요즘은 노래와 연기를 동시에 하는 연예인들도 많을 뿐만 아니라 가수를 하다가 연기를 하는 경우도 있고 스포츠 스타들도 특정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오늘날 청년세대에게도 적지 않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과거에는 ‘열 가지 재주를 가진 사람이 밥 빌어 먹는다’,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 등 특정분야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고 한다면 현재는 다르다. 자신의 영역은 당연히 잘해야 하고 뿐만 아니라 거기에 더해 남들과는 차별화된 또 다른 영역까지도 확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문어발식 확장이 아니라 몰입을 통한 전문성 있는 확장이라는 점이다. 청년세대가 힘든 이유는 여기에 있다. 부족한 시간 속에서 갖춰 나가야 할 것은 날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늘날의 청년들은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삶을 요구받고 있다.

필자가 지역에서 만나온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청년들은 대부분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자신의 전문 영역을 확장해 나가며 그 과정을 즐기는 청년들이었다. 그중에서도 경북 울릉에서 만난 박찬웅 대표(노마도르)는 열 가지 재주로 열 개의 우물을 깊게 파기 위한 자신만의 전략으로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열 개 우물을 얕게만 파면 승산이 없습니다. 한 개를 파도 목적과 목표의식을 가지고 정성을 다해 전략적으로 파야죠. 이것저것 다 잘한다고 해서 이일 저일 다 벌여 놓으면 어떤 결과도 가져올 수 없어요. 요즘 청년들은 만능 엔터테이너의 삶을 요구받고 있는데, 만능 엔터테이너란 자신의 전문성을 중심에 두고 또 다른 전문성을 연계성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배우게 될 때면 더 깊이 있게 몰두하려고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이 시대가 요구하는 프로페셔널에 로컬이 요구하는 프로페셔널에도 반응해 내려면 빠른 습득력과 높은 이해도가 동시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로컬기반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파

로컬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빠른 실행력이 있다면 그 누구도 개척하지 못 한 세계에 자신만의 깃발을 가장 먼저 꽂을 수 있는 이유에서 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로컬에서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청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청년들이 개척해 낼 분야로서 관광산업은 탁월성을 가진다. 지역 내에서 산업의 확장성이나 연계성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와 지역전통문화 계승, 사회문화의 정체성을 보전할 수 있는 기회 창출 등 여러 가지 파급효과가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노마도르를 설립한 2019년 이후부터 박대표가 보여준 도전들은 지역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남겨주었다. 가장 먼저 진행한 프로젝트는 울릉살이 프로그램이었는데 일상 레지던시와 아티스트 레지던시를 구분하여 청년들이 울릉살이에서 저마다의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후 여러 가지 관광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강릉과 울릉에서 함께 진행한 ‘릉릉위크’와 ‘국내 최초 아웃도어 추리게임(미스터리 울릉)’의 반응은 정말 특별했다고 회상했다. 먼저 ‘릉릉위크’의 경우 미국 버닝맨 콘셉트로 서로를 연결하여 사람과 사람을 잇고, 지역과 지역을 이어 그간의 관광상품들과는 차별화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아웃도어 추리게임(미스터리 울릉)’은 국내 최초가 내포한 의미와 섬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이라는 특별함이 더해져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참여자들은 사전신청을 통해 문자메시지로 전송받은 주소지에서 연필, 요원목걸이, 양말, 배지, 책 등이 들어 있는 요원 키트를 수령하고, 이걸 가지고 책에 적힌 주소지에 가서 추리로 문제를 해결하고 QR코드를 찍어 답을 입력하고 마지막 문제까지 해결하는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마지막 문제를 해결하고 문자로 온 요원본부로 가면 리워드와 스탬프를 받게 되는 프로그램이다. 필자가 접한 참여자들의 참여후기에서는 프로그램의 높은 퀄리티와 각각의 재미요소가 특별함 그 자체였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사실 박대표가 2013년에 처음 창업한 분야는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소셜벤처 ‘워터팜’이었다.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A부터 Z까지 총망라하여 제품을 개발하고, 앱을 개발하여 5년 동안 시장의 반응을 살피며 그 안에서 찾아낼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자신의 창업경험을 살려 ‘언더독스’라는 창업교육회사에 입사해 창업자들의 러닝메이트로서 활동하게 되었다고 했다.

“1인기업 창업자로서 활동하다 보면 만능이 안 되려야 안 될 수가 없습니다. 워터팜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크게 늘려준 계기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노하우를 다른 후배 창업가들에게도 전파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창업회사에서 저의 또 다른 역할을 찾아냈고 그곳에서 일하게 되었죠,”

이러한 활동을 이어오며 확장성 있는 사업을 고민하던 중 우연히 찾게 된 울릉에서 울릉이라는 특별함으로 차별성 있는 관광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박대표는 2019년 「노마도르」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하게 되었다.

“로컬 기반의 스타트업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관광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로컬기반 스타트업의 러닝메이트로서 수년간 활동을 이어오다 보니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개인이 만들어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메가급 콘텐츠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죠.”

박대표는 말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것저것 그것 모두 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자신의 경험과 새로운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학습탄력성이었던 같다고 말이다.

“노마도르가 하고 있는 일은 「울릉의 콘텐츠를 재해석해서 서비스와 제품을 만드는 일」입니다. 일각에서는 로컬크리에이터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저는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멤버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준비과정에서 멤버를 구성할 때 개개인의 역량을 가장 중요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관광 산업 분야는 특히나 만능을 더 요구하는 것 같긴 해요. 트렌드가 빨리 바뀌기도 하고 일당백으로 움직여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니까요.”

◇우리나라 가장 동쪽 영화제를 통해 지역의 관광콘텐츠를 확장시키다

로컬에서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중에서도 함께 일할 수 있는 파트너의 부재는 가장 큰 제약이라고 할 수 있다. 박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일정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한 전문성을 갖춘 청년들과의 관계성에서 찾고자 노력했다고 말한다.

“지난 5년간 울릉에서 많은 시도를 이어왔습니다. 모두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었죠. 그런데 저는 직원을 고용해서 일을 해내야 한다는 접근방식은 취하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 베이스로 모였다 흩어졌다를 수시로 반복할 수 있는 느슨한 연대 안에서 일할 수 있는 멤버를 구성하는데 집중했죠. 최근에는 이걸 긱경제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만들어진 멤버들과 함께 박대표는 2019년부터 ‘우리나라 가장 동쪽 영화제’를 기획하여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영화제를 개최하여 올해는 5회째를 맞이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동쪽(EAST), 새로운 시작 그리고 도전’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이 영화제는 해마다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환경(에코/그린/자연)을 스페셜 주제로 공모 받고 있다. 박대표의 이러한 노력은 영화제에 관심을 가지는 가지는 배급사 및 영화인, 영화관계자들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울릉의 특별함을 배가 시키는 기재로 작용하고 있다.

“노마도르가 하는 일은 정말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올해는 여행과 관광에 관련된 기획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울릉의 특별함과 최초라는 타이틀을 계속 가지고 갈 계획입니다.”

박찬웅 대표는 지역에 산재해 있는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문제를 관광산업을 통해 실마리를 풀어보고자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만의 열 가지 재주로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도전을 매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박찬웅 대표야 말로 지역이 원하고,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로컬크리에이터이다.
 

 
이미나 (청년활동연구가/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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