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윈-윈 게임으로 가는 길
<대구논단>윈-윈 게임으로 가는 길
  • 승인 2010.11.30 14:1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 효 진 스피치 컨설턴트

전략(Strategy)이라는 용어는 고대 그리스에서 `장수의 용병술’이라는 의미로 사용돼 왔다. 동양에서도 전략을 뜻하는 의미로 전도(戰道), 병법(兵法), 병도(兵道), 이기기 위한 꾀 등 여러 가지 용어들이 사용되어 왔고, 손자병법에서도 전략을 의미하는 용어들이 많이 제시되어 있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전략 용어 중에는 윈-윈 전략(Win-Win Strategy)이 있다. 이 전략은 탈냉전 이후 안보환경변화에 따른 미국의 새로운 전략으로서 `두 지역에서, 예를 들면 유럽과 아시아에서 동시에 발생한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는 전략’이다. 소련과의 핵전쟁 상황을 주로 염두에 두었던 기본 전략에서 탈피해 탈냉전에 따른 지역분쟁에 대비한다는 취지하에 마련된 전략으로서 1993년부터 공식적으로 채택돼 2001년 초반까지 미군의 핵심적인 전략으로 활용되었다.

최초 군사적으로 사용돼 오던 전략 용어인 원-원 전략은 현대에 들어와 정치나 사업, 경영분야에서 많이 사용하다가 최근에는 일상적인 용어로도 확산되었다. 상호이익, 상호승리, 상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내가 가진 힘과 권력, 지위를 사용해 무조건 승리를 해야 하는 것보다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협상이 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양자 간의 균형을 바탕으로 한 누구에게 더 유리하지도 불리하지도 않은 균형, 즉, 서로 승리할 수 있는 윈-윈(Win-Win)을 말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전쟁이란, 윈-윈 전략이 통하긴 어렵고 제로섬(zero-sum)게임마저 통하지 않는 위험한 행위라는 사실이다. 제로섬 게임이란, 경영학에서 주로 말하는 것으로 두 사람이 경쟁을 통한 게임을 할 때, 한 사람이 게임에 이겨서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한 사람은 필연적으로 하나를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전쟁에서 승리한 나라라 할지라도 `득’보다는 `실’이 많은 제로섬 게임 임에는 부정할 수 없다.

요즘 우리나라는 지난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도발 사건이 일어난 후, 한반도에서 재개될지도 모르는 전쟁 위기감에 빠져있다. 며칠 전에는 한미 연합훈련이 벌어져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서로가 윈-윈(win-win)하며 공동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그러한 윈-윈 게임을 해보겠다는 용기와 의지라고 하겠다.

물론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남북한의 정책적 우선순위가 일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체제와 정권의 유지이다. 그리고 북한은 남한과의 적대적 관계를 강조해 왔다. 반면, 남한에서는 북한을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지로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남한과 북한은 중요한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그것은 한반도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일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해 윈-윈 게임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납득시키는 점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한이 더 많은 접촉, 더 많은 교류,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고 관계를 우선 복원시켜 남북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 그동안 남북한 간의 좋은 조짐도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좋은 조짐은 어디론가 가고 나쁜 조짐만이 남아있는 데에는 남한과 북한이 그동안 적극적인 대화의지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윈-윈 게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상대와의 꾸준한 접촉과 대화가 필요하다. 그러면서 상대를 알아가고 서로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윈-윈 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노력 없이 장기간 관계를 방치하게 되면 결국 나쁜 조짐만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법이다.

지금 북한과 남한은 제로섬 게임을 해야 할지, 아니면 윈-윈 게임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있는 듯하다. 남북한의 전쟁 역사에 있어 소통의 단절로 이어지는 제로섬 게임이야 한번 겪어봤지만, `윈-윈 게임’이라는 카드는 아직 꺼내지 않았다. 쓰지 않고 남은 `윈-윈’카드를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