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올바른 지식은 자기 주도적 학습에서!
<대구논단> 올바른 지식은 자기 주도적 학습에서!
  • 승인 2010.12.01 14: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병옥 전 대구광역시교육청 교육국장

우리들이 학교에서 배운 학습내용은 대부분 곧 잊어버리거나 졸업 후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또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다른 친구들보다 성적이 좋지 못해 속상해 하는 경우도 많다. 초, 중, 고, 대학 시절에 엄청난 양의 학습을 했으며, 특히 중간고사, 기말고사, 학력평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 등 수많은 시험을 치르면서 힘들게 공부를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을 대부분 자료나 정보 수준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즉 지식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올바른 지식을 학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자료는 정보, 의미 있는 정보는 지식, 의미 있는 지식은 지혜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자료를 조직화, 체계화하면 정보가 되고, 정보를 구조화, 보편화, 내면화하고, 다른 지식과 연계하여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지식이 된다. 지식에 직관, 감성, 통찰력, 정성이 들어가면 인생을 살아가는데 소중한 지혜가 된다. 감동을 받거나 일상생활과 연계된 지식이나 지혜는 우리들의 가슴속에 오래 남는다.

학교나 학원에서의 강의내용, 교과서, 컴퓨터, 백과사전 등에 있는 것들은 대부분 자료나 정보에 불과하다. 그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힘들게 배운 내용을 쉽게 잊어버리거나 생활에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올바른 지식과 지혜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강의를 듣고 단순히 얻게 되는 자료나 정보는 질흙으로 빚은 토기와 같아 금방 허물어지만,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한 것은 토기를 고온에서 구워낸 단단한 도자기에 비유할 수 있다. 이것이 지식이다.

그러면 바람직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학교나 학원에서 자기주도 학습, 토론학습, 프로젝트학습 등이 필요하다. 교사는 사실, 개념, 원리, 절차, 메타인지의 관계와 기억, 이해, 적용, 분석, 평가, 창안의 관련성을 명확하게 정리하여 수업을 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자기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탐구하고, 평가하고, 정리해야만 올바른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 현실은 어떤가?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어른들이 빼앗아 버렸다는 것이다. 같은 시간에 공부를 해도 성적이 좋은 학생은 자료나 정보를 지식으로 전환을 잘하는 학생이다. 사실을 개념이나 원리와 연계시켜 확실하게 이해했기 때문이다.

학교시험문제는 단순한 자료나 정보를 묻는 것이 아니다. 특히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 등 중요한 시험은 개념이나 원리를 이용하여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고등 지식을 묻는 것이기 때문에 지식을 확실히 이해해야만 어떤 형식으로 변형된 문제가 출제되어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논어 위정편에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헛되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라는 말이 있다. 배운 것을 스스로 깊게 탐구하여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어야만 의미 있는 확실한 지식이 된다는 것이다.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곰곰이 생각해야 할 내용이다. 또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고 한 것은 어른들이 깊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미래학자들에 의하면 20년 후에는 현재 지식의 70% 정도가 쓸모없는 것으로 변한다고 한다. 아까운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학생들에게 많은 양의 지식이나 정보를 힘들게 교육시킬 필요가 없다. 우리의 교육관을 지식사회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꾸어야 한다. 교수에서 학습으로, 지식수용 교육에서 지식 생성 활용교육으로, 암기와 이해에서 사고와 탐구, 창의, 행동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자료나 정보가 지식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인내와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습내용 그 자체보다는 스스로 생각하는 탐구방법에 중점을 두어야 하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습에 욕구와 흥미를 느끼도록 동기를 부여하여 각자 개성에 맞게 자기 주도적으로 평생 학습할 수 있는 마인드를 길러주는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글로벌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들이 미래사회에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변화하는 사회에 창의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치고 인격을 완성시켜주는 것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