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호 “도덕성 상실·내로남불 이제 진보 외투 벗는다”
한석호 “도덕성 상실·내로남불 이제 진보 외투 벗는다”
  • 김수정
  • 승인 2023.04.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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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재단 사무총장 ‘脫진보’ 언론 기고
“87체제, 역사적 소명 다해
대통령 욕해도 감옥 안 가
시민 민주주의 정착” 강조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이 24일 낸 기고문을 통해 ‘탈(脫)진보’를 선언했다. 한 총장은 24일 매일노동뉴스에 ‘나는 이제 진보 외투를 벗는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냈다.

한 총장은 “젊은 시절의 나는 진보와 보수를 선과 악으로 구분했다. 그러다 사회주의의 이름으로 자행된 반인권·반환경·불평등 심화 등이 자본주의 못지않다는, 감춰진 사회주의 운동사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현실을 접했다”며 “또 보편복지를 진보가 아닌 보수가 열었다는 역사를 배우면서, 또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를 접하고서, 이리저리 세상 경험이 쌓이면서 선악 구분법을 버렸다. 그러면서도 진보 외투를 벗지는 않았다. 진보의 오류를 성찰하며 진보 가치를 올바르게 실현할 것이라는 믿음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제는 그만, 진보 외투를 벗는다. 최소한 대한민국 안에서는 진보 외투를 걸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한 총장은 탈진보를 선언한 배경으로 “이른바 ‘87체제’는 탄핵 촛불과 문재인 정부를 끝으로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고 짚었다. 그는 “’87체제’를 규정한 핵심 특징은 ‘민주 대 반민주’ 구도였다.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의 전신은 반민주의 상징이었고, 진보를 대표하는 더불어민주당은 민주의 상징이었다”면서 “그랬던 두 세력의 상징성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 대한민국은 폭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누구나 대통령을 욕하고 시위를 해도 감옥에 가지 않을 만큼 시민 민주주의가 정착했다”고 했다.

한 총장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대한민국 진보 진영의 사회적 대표성은 민주당에 있다. 인물의 대표성은 안타깝게도 여전히 조국(전 법무장관)에게 있다. 민주당은 도덕성마저 상실했고 조국은 내로남불의 상징이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를 통한 출세의 미련, 얽히고설킨 관계, 민주당과 조국은 진정한 진보가 아니기에 상황을 무시해도 된다는 비사회적 인식, 국민의힘이 더 큰 적이라는 ‘87체제’의 잔영 따위가 작동해서 나타나는 서글픈 상황”이라며 “그 상황에서 소수가 몸부림치며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역부족이고, 되레 외톨이가 되거나 미친놈 취급받는 형국”이라고 했다.

끝으로 한 총장은 “보수는 사회적 위법 상황이 발생하면 꼬리라도 신속하게 자르는데, 진보는 옹호하거나 뭉개는 대응을 되풀이하고 있다. 진보 스스로 자신을 사회적 염치조차 상실한 집단으로 이미지화하고 있다”면서 “평등 가치를 실현하기는커녕 불평등에 안주하거나 심화하는 데 일조하는 그런 진보, 진영논리로 대통령 부인을 조롱하며 여성 인권을 훼손, 주장만 선명하고 삶은 자본에 철저하게 포섭된 그런 진보,…더는 그런 진보 외투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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