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가짜뉴스
[대구논단] 가짜뉴스
  • 승인 2023.05.2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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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 변호사
인터넷을 타고 들어오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짜뉴스는 어느 순간부터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 세상과 이웃에 대한 우리의 판단력과 인내력을 쉴 새 없이 시험하고 있다.

지난 5.24.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트리듐)가 방사성원소인 세슘-137 보다 인체에 더 유해하다‘라는 논란이 있었는데, 당시 답변에 나선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삼중수소는 인체에 들어가면 일주일, 열흘이면 배출되고, 후쿠시마 오염수에 있는 삼중수소의 양은 우리나라 원전에서 나오는 삼중수소의 양보다 적다’라고 답변하면서 삼중수소가 세슘-137보다 유해하다는 주장을 과학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가짜뉴스란 보통 ‘정치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의도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로 이해되고 있다.

신문과 방송으로 대표되는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가 내보내는 뉴스는 사실이라는 인식이 통상적으로 수반되었기 때문에 - 일부 언론들이 권력과 결탁하여 교묘하게 자신들이 원하는 여론을 형성하는 역기능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 대다수 국민은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하는 사건 사고에 대한 뉴스를 의심 없이 받아들였고 그러한 언론 보도를 기초로 여론이 형성되어 국가와 사회의 정책이 결정되거나 정치 개혁의 중대한 분기점이 마련되곤 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미디어가 구성하고 있던 미디어 환경은 유튜브와 트위터 등 1인 미디어 발달로 인해 급격하게 변화되었다. 누구든지 특정한 장비 없이 유통 경로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본인의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사건에 대한 스토리를 입히면 입체적인 기사를 작성할 수 있게 되었고, 이들이 쏟아내는 뉴스의 양은 예전과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지만, 대중이 이들 뉴스 중에서 사실과 거짓을 구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가짜뉴스는 전체가 날조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부의 사실에 부분적으로 거짓을 첨가하거나 일부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섞어 마치 전체가 사실인 것처럼 꾸미는 형식으로 생산된다. 최근 우리 정치영역에서 가장 유명한 가짜뉴스는 작년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제기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참석하였다는 ‘청담동 술자리’의혹이다. 김 의원은 작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장관을 상대로 ‘같은 해 7. 19.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카페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30여 명이 심야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라고 폭로하면서 사실관계를 추궁하였다. 그 후 경찰 조사를 통해 김 의원이 제기한 해당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밝혀졌지만 김 의원은 이에 대하여 명확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많은 국민은 2008년 광우병 사태를 촉발한 MBC PD수첩 보도,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에 떠돌았던 ‘자작극’이라는 괴담, 2014년 세월호 침몰이 ‘미국 잠수함과 충돌한 것이다’라는 가짜뉴스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후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객관적 조사를 통해 위 모든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아직도 이러한 조사결과를 믿지 않고, 괴담과 가짜뉴스를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허위 주장을 이용하는 정치인도 존재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가짜뉴스는 진실이 존재하지 않고 의도된 거짓이 그 자리를 대신 함으로써 자기 진영논리에 따라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conformation bias)을 심화시켜 국론분열과 사회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도 극단적인 ‘편 가르기’를 통해 사회 구성원 사이의 신뢰를 전반적으로 무너뜨리는 엄청난 해악을 가져올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유포함으로써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자신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있어야 한다.

얼마 전 미국에서 있었던 폭스뉴스에 대한 판결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0. 11. 3.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패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미국 28개 주에서 도입한 도미니언 투표기의 조작으로 자신의 표가 도둑맞은 것이 패인이라고 주장하였고, 케이블뉴스 채널인 폭스뉴스는 이러한 트럼프의 주장을 가장 열렬하게 반복적으로 선전했다. 이에 미국 투·개표기 제조업체인 도미니언이 2021년 3월 폭스뉴스를 상대로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미 델라웨어주 대법원은 폭스뉴스에 1년 순익의 1.5배에 달하는 7억8,750만 달러(1조400억 원)를 도미니언에 지불하라고 판결했고, 이와 같은 허위 주장에 가장 앞장섰던 간판앵커인 터커 칼슨은 폭스뉴스에서 해고됐다.

가짜뉴스를 퇴출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시민단체와 언론의 팩트 체크가 가장 중요하다.

다만, ’사람들이 모두 옳다고 이야기해도 반드시 직접 살펴서 판단하고, 모든 사람이 그르다고 해도 반드시 직접 살펴서 확인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가르쳤던 공자의 말처럼 우리 스스로도 거짓과 진실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할 것이다.

가짜뉴스로 일어난 자는 가짜뉴스로 반드시 망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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