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장미란 차관 발탁이 청년에게 주는 희망 메시지
[수요칼럼] 장미란 차관 발탁이 청년에게 주는 희망 메시지
  • 승인 2023.07.0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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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광
대구경북소비자연맹 정책실장
지난 6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장·차관 인사를 발표한데 이어, 7월 3일에는 11개 부처 12명의 차관을 임명하였다. 이중 5명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이다. 이번 인사는 윤 대통령 집권 2년차를 맞아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뒷받침하는 대통령실 비서관을 전면 배치하여 개혁의 동력을 얻기 위한 것이다.

여성 차관도 3명이 포함되어 있다.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과 오영주 외교부 2차관, 그리고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이들이다. 오 차관은 외무고시 출신으로 여성 외교관 차관에 임명된 최초의 사례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그런데 사회적 눈길을 끈 인사는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임명된 대한민국 역도 영웅 장미란 용인대 교수이다.

장미란 차관을 추천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활약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 스타인 장 차관을 발탁한 것은 문체부 내부의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만 39세 스포츠 스타 출신인 장미란 교수를 문체부 차관으로 발탁된 것을 두고 여야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장미란 차관이 지금까지 체육계 비리척결 등 한국 체육개혁과 선진화를 위해 노력한 흔적은 아쉽게도 찾아 볼 수 없다"며 "스포츠 영웅들이 정치적으로 소비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탁월한 올림픽 업적과 학문적 전문성을 갖춘 스포츠 영웅을 진영논리에 따라 욕보인 병든 정치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야권의 극렬 지지자들이 퍼부은 인신공격"과 "역도 선수가 뭘 아느냐"는 것은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편견과 폄하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장 차관은 선수로서 이미 큰 업적을 남겼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역도 여자 75kg 이상급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등도 획득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3회 연속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에서 함께 시상대에 올랐던 선수가 모두 금지 약물 양성반응을 보였지만 자신의 힘만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선수이기에 높이 평가받고 있다.

장 차관은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 2015년 용인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이듬해에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2017년에는 미국 오하이오주 켄트주립대에서 유학했으며, 2021년 다시 용인대로 복직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또한 2012년에는 장미란 재단을 설립해 비인기 종목 선수나 스포츠 꿈나무를 후원하고 사회 배려 계층을 위한 체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의 활동을 펼쳤다.

이처럼 장 차관은 스포츠 스타로서 국위를 선양했고, 장미란재단을 통해 선행도 꾸준히 해왔으며, 달변가로 알려져 있어, 그동안 정치권에서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장 차관은 2012년 태릉선수촌에서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는 등 보수 진영과 친분을 유지해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취임식에 참석했으며, 박 전대통령 자문위원 청년위원회 대표 위원에 선임되는 등 중앙정치 무대에 이미 얼굴을 알렸다고 한다.

스포츠 스타 출신인 장미란 교수가 문체부 차관 발탁이 청년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이 느끼는 문제는 불평등과 사회 구조의 경직성을 들 수 있다. 청년들은 기회의 불균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평등이 사회적 양극화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다양성이 무시되고 천편일률적으로 특정 분야로 우수한 인재가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기회의 불균등은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사회 구조의 경직성이다. 사회 구조의 경직성은 계층 간 이동의 사다리를 빼앗아 계층 간 이동이 단절되면서 청년들에게 큰 박탈감을 안겨준다. 이에 따라 계층 간 이동이 어렵다는 것을 예측한 청년들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정진하기 보다는 미리 포기함으로써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장미란 차관은 스포츠 선수 출신이면서 만 39세의 여성이므로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인 훈련방법을 통해 이미 세계적인 성과를 올렸다. 또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대학교수가 됨으로써 한 우물을 판 운동선수들에게 갖고 있는 사회적 편견을 깨트렸다.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차관으로 발탁되면서 어느 분야에서든 최선을 다하면 계층 간 이동의 사다리를 타고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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