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윤 개인전 수성아트피아...“포커스는 사람을 매개로 한 다양한 삶의 표정”
우동윤 개인전 수성아트피아...“포커스는 사람을 매개로 한 다양한 삶의 표정”
  • 황인옥
  • 승인 2023.07.06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시아 4국 6년 여행하며 작업
문화적 유사성에 제목은 ‘동양인’
근접 촬영 고집 진실·공감 담아
동양인-1
우동윤 작 ‘동양인’

현실에서도 시간을 초월할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여행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국가보다 경제적 수준이 낮은 국가를 여행할 때는 과거를 경험하고, 보다 발전된 국가에서는 미래를 맛본다. 과거의 모습이든, 미래 삶의 형태든 여행지의 풍경들에서 떠올리는 것은 삶이다.

각기 다른 문화와 경제적 수준에서 살아가지만 삶의 형태는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비록 모든 상황들이 판이하게 달라도 결국 지구촌 어디를 가든 삶의 문제와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우동윤 작가가 여행지에서 촬영한 사진들에서 인간에 대한 통찰과 애정이 묻어나는 것은 그의 의식이 피사체 너머의 인간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수성아트피아 1전시실에서 펼쳐진 그의 사진철학은 오직 인간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우동윤의 두 번째 개인전인 수성아트피아 전시에 2017년부터 6년간 틈틈이 홍콩, 일본, 베트남, 대만 등의 아시아 4개국 여행하며 촬영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 32점이 걸려 있다.

수성아트피아에 전시된 그의 작품들은 관광명소의 풍경과는 거리를 둔다. 주택가나 시장 그도 아니면 후미진 골목에서 만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1평 남짓한 공간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구두수선공 할아버지나 스쿠터에 세 남매를 태우고 등굣길에 나선 어머니, 눈 내리는 날의 분주한 퇴근길의 풍경 등 현지인들의 일상이 그의 따뜻한 시선으로 녹아있다.

“근접해서 촬영해야하는 28㎜ 렌즈로 사진을 찍는 방식을 고집합니다. 멀리서 렌즈를 당겨서 보는 것보다 가까이서 피사체를 직접 보면서 찍는 것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까이서 직접 호흡하며 촬영하면 피사체를 좀 더 진실되게 담을 수 있습니다.”

그의 이번 두 번째 개인전의 전시 제목은 ‘동양인’이다. 아시아 4개국 사람들의 사진을 모은 이유도 있지만, 피사체에 대한 작가의 공감대가 높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동양이라는 지리적 근접성, 일찍부터 한자를 사용한 문화적 유사성 때문에 서양인보다 높은 공감대가 바탕에 깔릴 수밖에 없고, 그 이해도가 사진에 오롯이 담겨있다는 의미를 ‘동양인’이라는 제목에 내포했다.

그의 직업은 영상 기사로 동시대를 기록하는 방송국 기자다. 하지만 기자의 시선으로 기록하는 세상은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 역시 그런 인식의 바탕 위에 있었고. 목마름을 해소할 대안 찾기에 나섰다. 더 다채로운 세상을 자유롭게 기록할 매체가 절실했다. 그것이 사진이었다.

하지만 사진과의 인연은 방송국 기자 생활보다 더 오래됐다. 고등학교 때부터 사진 공부를 시작했고, 사진활동은 기자생활과 병행했다. 휴가 기간 동안 떠나는 가족여행지가 사진 촬영의 주 무대가 됐다. 아시아로의 여행은 직장인의 휴가가 가지는 시간적인 제한 때문에 선택한 타협점이었다.

“휴가 기간에 맞춰 사진 촬영을 떠났기 때문에 시간적인 제약이 뒤따랐어요. 그래서 가까운 아시아 위주로 다니게 됐어요. 대신 짧은 시간동안 압축적으로 원하는 사진을 찍어야 했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사전 조사는 철저하게 해야 했어요.”

그가 기록하고 싶은 대상은 ‘사람’이다. 그렇기에 다양한 시선에서 사람들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동시대를 폭넓게 기록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2021년부터는 넓게는 대한민국, 좁게는 대구경북 지역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기록연구소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야기가 있는 대구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는 작업과 대구 228민주화운동에 대해 작업하고 있다.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시선으로 동시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가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은 늘 ‘사람’이다. 그의 사진 속 인물에서 때로는 분노를, 어떤 때는 희망의 씨앗을 발견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 그 자체를 최종 목적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속내다. 그가 기록하고 싶은 대주제는 늘 ‘삶’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매개로 그가 말하려는 궁극의 주제가 ‘삶’이었고, 그의 사진에는 삶의 다양한 표정들이 기록되어 갔다.

“여행의 목적도 따지고 보면 자신에 대한 성찰과 연결되는데, 그것을 더 거슬러 가면 ‘삶’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되죠. 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양한 사람들을 촬영하며 ‘삶’을 기록해 나갈 것입니다.” 우동윤 개인전 ‘동양인, Asain’전은 9일까지.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