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결혼 전 동거
[결혼이야기] 결혼 전 동거
  • 승인 2023.07.0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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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리스토리결혼정보회사대표·교육학 박사
가족과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결혼이라는 제도적 구속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의 자유와 독립에 가치기준을 두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중매체인 Tv에서 공공연하게 미혼남녀들의 동거문화를 리얼하게 방영하고 있다. 시청자들에게는 젊은 남녀들의 위험한 모험이나 불장난으로 보일 소지도 있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건 사실이다. 프로그램의 성격이 단순히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흥미 위주로 전개된다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 혹자는 이 프로그램이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시기 상조라는 지적을 한다. 조심스러운 사실이지만, 실제로 예전처럼 동거를 숨기고 쉬쉬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나이 든 노처녀 노총각들을 둔 부모님들은 동거가 먼저든 결혼이 먼저든 짝을 찾아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심지어 돌싱이라도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면 상관이 없다고 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아직은 유교적인 사고방식과 체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호불호가 다르다.

결혼 전 동거 여부에 대해서는 세대 간의 갈등, 문화적 차이, 사회의 변화에 따라 동거문화를 이해 못 하는 꼰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현대사회는 전통적인 가족 모델에 대한 고정관념이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주제가 이슈가 된다는 것은 결혼의 다양한 형태가 우리 사회에 스며들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이미 서구에서는 동거문화가 자연스럽게 다양한 가족의 형태로 수용되고 있다. 사례로 프랑스는 PACS( 시민 연대계약) 제도를 도입하여 사랑하는 연인이나 커플들이 시청에 동거 계약서를 제출하고 같이 거주하며 아이도 출산하며 법적인 보호를 받는 제도이다.

서로의 애정이 식거나 함께할 필요성을 못 느낄 때는 이혼이나 법적 절차 없이 간단하게 헤어진다. 동거 중에 태어난 아이들도 편견과 차별 없이 국가가 보호해 준다. 결혼이라는 법적 책임과 구속력 없이 동거를 통해 가족을 형성하는 제도가 서구 국가에서는 일반적인 선택이고 흔한 추세다. 우리나라는 부부가 결혼하면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백년해로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개인의 존엄성과 자유를 추구하면서 황혼이혼 재혼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아직은 혼전동거가 생소하고 낯설다. 주변 시선에 예민한 문화적 특성상 거부감도 있고 기성세대에게는 문화충돌로 다가온다.

우리나라도 저출산, 인구 위기의 돌파구로 프랑스의 PACS와 비슷한 ‘생활 동반자 법’을 용혜인 기본소득당의원이 발의한 적이 있다.

‘결혼 전 동거’에 대한 생각은 개인의 가치관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개인적인 행복과 만족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젊은 세대일수록 혼전 동거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이다. 40대 초반의 두 딸을 둔 젊은 커플에게 혼전동거에 대한 생각을 질문했다. 비록 딸을 가진 입장이지만, 결혼해서 서로 실망하여 이혼하는 것보다는 결혼을 전제조건으로 한 동거에는 찬성한다고 했다. 혼기가 꽉 찬 딸을 둔 엄마 역시 반대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로 정말 사랑하여 함께 있기를 원한다면 사정상 결혼은 미루고 동거를 먼저 할수 도 있다고 했다. 동거라는 개념이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개념을 말하지 않는다. 책임있는 결혼을 위한 서로에대한 검증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나이 든 기성세대들도 의외로 시대의 변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 놀라웠다. 이혼율이 높고,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의 숫자가 늘어나니 나이 든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동거도 환영할 일이다. 결혼 전 서로에 대한 앎을 통해 충분한 이해와 신뢰를 쌓은 후 결혼을 해야 실패율이 적다는 이유로 ‘혼전동거’의 명분을 내세우기도 한다.

‘혼전동거’도 결혼의 작은 약속이다. 서로의 일상적인 습관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며 집안일이나 경제적인 분담도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 상호 간의 타협과 배려 의사소통을 중시해야 한다. .혼전동거에 대한 인식이 개인의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성인들이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대한 책임 은 오로지 본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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