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이 있습니까
- 당신이 더 잘 아십니다
~ 다시 묻습니다 (검색조건을 좀 더 다양하게 해서)
~ 신이 있습니까
(첫 질문보다 다소 늦게 짜증 투로)
- 당신이 더 잘 안다는데요
~ 다시 묻습니다(검색조건에 성경, 불경, 다라니경, 모르몬경, 팔만대장경 등등 관련 경전을 모두 십만 번을 통독한 후에 답을 주시오, 라고 함, 아차 니체의 신은 죽었다, 를 원서로 참조하라고 명령 추가함)
~ 신이 있습니까
(0과 1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소리) 후,
- 당신만 안다던데요
이놈의 AI는 내 머리 꼭대기에 있다
풍경의 배경을 읽지 못하고
노을을 노을이라고만 보고 있는
0과 1밖에 모르는 놈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계간 ‘문예바다’ 편집부 주간.
<해설> 막연하게 시를 공부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시 한 편을 보여준다. 시인이 쓴 시와 같은 제목으로 챗지티피에게 쓰게 한 시이다. 어느 쪽이 선호도가 더 높은지 물어보는데 사람이 쓴 시는 좀 더 어렵다고 한다. 반면 AI가 쓴 시는 해박한 지식을 동원해서 잘 쓴 것 같은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시인의 말처럼 “이놈의 AI는 내 머리 꼭대기에 있다” 나도 동감한다. 그러나 풍경의 배경을 읽는 시인과 노을을 두고 오전에 본 암탉 생각에 붉어진 수탉의 볏이라고 썼다면 닭을 키워본 유전적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 큰 공감을 얻지 않을까. 아무튼 AI가 못 알아듣도록 시를 쓰는 것도 시인의 몫이다.
-박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