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갤러리 강원제ㆍ다미아노박 2인전...완성된 그림 아닌 행위·공간서 가능성 찾기
윤선갤러리 강원제ㆍ다미아노박 2인전...완성된 그림 아닌 행위·공간서 가능성 찾기
  • 채광순
  • 승인 2023.07.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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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제
완성 후 해체·변형·재생산 반복
결과보다 과정이 진실에 가까워
◇다미아노박
화산재·제주 돌·한지 등 사용
바다·갯벌서 작업 자연과 교감
다미아노박작-제주의돌
다미아노박 작 ‘제주의 돌’

윤선갤러리는 완성된 그림이 아닌 ‘그리기’라는 행위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는 강원제 작가와, 사진매체와 한지를 사용해 자연의 공감각적 경험을 담는 다미아노박 작가의 2인전을 31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전시명 ‘Painting Zero’는 일반적인 회화에서 벗어나 완성된 그림이 아닌 행위와 공간 속에서 가능성과 의미를 찾아가는 두 작가의 작업세계를 내포함과 동시에,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가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암시한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회화, 사진, 설치 작업을 선보이며, 갤러리와 이어지는 카페 아트플렉스(Artplex)에서는 이들의 작업과정이 담긴 영상이 송출된다.

강원제 작 'Black star'. 윤선갤러리 제공
강원제 작 'Black star'. 윤선갤러리 제공

 

강원제는 대구대 학사, 홍익대 및 영국 왕립예술대학 석사, 홍익대 박사를 마치고 서울에 거주하며 회화, 설치, 영상 등 여러 매체를 활용하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하며, 그림이 완성되는 지점에서 다시 해체, 변형, 재생산하는 반복을 통해 회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카이로스의 시간’은 시작과 끝이 반복되고 순환됨을 보여주며, ‘제로 페인팅’은 캔버스 표면 위에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순간을 무지개, 구름, 꽃, 노을로 은유한다. 볼펜으로 흰 종이를 채워 작업한 ‘블랙 스타’는 완성, 의미, 목적이 그림 속의 텅 빈 별처럼 실체가 없는 허상으로, 결과보다는 과정이 진실에 가까운 실체임을 드러낸다. 완성된 그림의 특정 부분을 선택적으로 오려 새로운 그림을 만들고, 선택되지 않은 잔해들은 천장에 매달에 설치한 ‘선택된, 선택되지 않은’ 시리즈는 선택이 발생한 순간 필연적으로 선택되지 않은 것이 발생하는 현상과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강원제 작 '0 painting-2'. 윤선갤러리 제공
강원제 작 '0 painting-2'. 윤선갤러리 제공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된 ‘매일 그림 그리기’ 프로젝트인 그의 ‘Running Painting’ 영상은 Artplex에서 감상할 수 있다.
다미아노박 작 '물의 정원 지베르니 n.5, 2'. 윤선갤러리 제공
다미아노박 작 '물의 정원 지베르니 n.5, 2'. 윤선갤러리 제공

 

다미아노박은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 미술원에서 무대미술을 전공한 후 2014년 파리로 거주지를 옮겨 사진 매체와 한지를 주재료로 작업하고 있다. 현재 한국, 프랑스, 이탈리아를 오가며 무대미술가, 포토그래퍼,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아날로그 작업을 선호하는 작가는 한지 위에 인화액을 바르고, 현무암 등을 얹혀 바닷물에 담그는 등의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자연광을 통해 돌멩이의 자연스러운 형태가 한지 위에 새겨지며, 단순한 바닷속 풍경이 아닌 우주의 모습을 형상화한다. 물에 담그고 씻는 과정을 반복하며 내구성이 높아지는 한지는 작업의 과정에서 더욱 견고해지는 작가 스스로를 대변하면서, 파리와 이탈리아를 오가며 느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매개이기도 하다. 자연의 순환 안에서 소통하고자 하는 그는 바다, 화산, 갯벌, 섬 등의 자연 속에서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시점을 열어놓고 자연과 교감하며 장소와 환경의 경험성을 찾고자 하는 시도이다.
다미아노박 박 '38,04939° N 12,54978° E  Sicilia n.2'. 윤선갤러리 제공
다미아노박 박 '38,04939° N 12,54978° E Sicilia n.2'. 윤선갤러리 제공

 

그는 이번 전시에서 시칠리아 에트나 산의 화산재와 제주의 돌을 한지에 시아노타입(청사진)으로 인화한 작품과, 클로드 모네가 그려 유명해진 물의 정원 지베르니의 풍경을 한지에 직접 인화하여 콜라주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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