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민주당, 노인폄하 발언 진정성 있는 조치해야
[데스크 칼럼] 민주당, 노인폄하 발언 진정성 있는 조치해야
  • 승인 2023.08.0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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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부국장
더불어 민주당이 사면초가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진행중인 상황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탈당한 윤관석 의원(무소속)이 구속됐다.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의원만도 20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코인 논란을 일으켜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등. 내년 총선을 8개월 여 앞둔 상황에서 곳곳에 쉽게 헤쳐나가기 어려운 악재가 쌓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 발 설화까지 터졌다. 이재명 대표가 당 쇄신을 위해 삼고초려해 모신(?)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대형 사고를 쳤다. 김 위원장은 지난 달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20·30세대 청년들과 좌담회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라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로 표결해야 하나”라고 노인폄하 발언 논란을 일으켰다. 여기에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의 발언에 “맞는 얘기”라면서 “지금 어떤 정치인에게 투표하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며 “하지만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옹호하는 글을 적어 논란을 가중시켰다.

민주당 혁신위는 애초 김 위원장의 발언이 논란이 된 후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여 국민 인식과는 동떨어진 모습까지 보였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민주당 원로들까지 쓴소리를 했을까. 대한 노인회는 지난 2일 김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과 관련해 과거에도 여러 민주당 인사들이 노인 비하 발언을 해온 사실이 있다“면서 ”민주당은 노인 폄하 발언을 반복하는 치유할 수 없는 습관성 정당“이라고 일갈했다.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노인폄하 발언 사태 직후 70세 이상 연령층의 민주당 지지도가 급락했다는 결과도 나온 상황이다. 민주당은 다가오는 총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노인지원’ 입법 약속으로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위원장은 그간의 태도를 바꿔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사과를 했다. 나흘 만에 사과 입장을 내놓은 것인데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마지못해 등 떠밀려 사과하는 모양새로 비춰진다. 그의 발언이 부적절한 것은 물론 대처도 미흡했다.

민주당의 노인폄하 발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04년 3월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총선을 앞두고 ”60대,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아요.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집에서 쉬셔도 되고“라고 말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같은 해 11월 강연에서 ”50대에 접어들게 되면 죽어나가는 뇌세포가 새로 생기는 뇌세포보다 많다. 사람이 멍청해진다“며 ”60세가 넘으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지 말자. 65세가 넘으면 때려 죽여도 책임있는 자리에는 가지 말자“라고 말한 바 있다. 모두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그런 뜻이 아니었다.“, 유감 정도의 어정쩡한 사과로 얼버무렸다. 당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나 징계는 전무하다. 일단 내 뱉고 진정성 없는 사과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나온 김 위원장 발언의 진의는 미루어 짐작할 만 하다. 정권 교체후 최근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자당의 현실을 타개하고 상대적으로 열세인 노년층과 젊은 층을 갈라치기해 총선에서 반사이익을 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아무리 고령층 투표가 민주당에 불리하다고 해도 이런 인식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당 차원의 확실한 조치다.국민들이 납득할만 한 진정성이 있는 조치 없이는 떠나가고 있는 민심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정치가 어떻게 청년들의 의사를 반영시킬지, 그리고 대한민국의 번영을 주도한 노년층의 혜안을 미래세대에 반영하는 지혜를 모아 신구세대의 화합을 이끌어내는데 주력해야 모든 세대의 고른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과거와 현재가 없는 미래는 없다. 윈스턴 처칠은 ”역사를 잊은 국민에게는 미래는 없다“고 했다. 과거와 현재도 사람이 만든 역사다. 같은 맥락일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에는 어물쩡 넘어가지 말고, 향후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당 차원의 확실한 조치를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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