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예고’ 절반 이상이 10대
‘범죄 예고’ 절반 이상이 10대
  • 이지연
  • 승인 2023.08.0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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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54명 검거·29명이 10대
촉법소년들도 무분별 따라 해
경찰, 교육부와 예방교육 계획
“글 게시는 엄연한 범죄 알릴 것”
흉기 난동에 이어 이를 모방하는 범죄 예고로 경찰에 검거된 피의자 절반이 10대 미성년자들로 조사됐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10대들 사이에서 흉악 범죄 예고 글 게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경찰이 현장활동과 함께 교육도 강화키로 했다.

8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살인 예고 글 게시로 전국에서 54명이 검거됐다. 이중 29명이 10대 청소년으로 확인됐다.

전국에서 검거된 미성년자 중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 소년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살인 예고 글이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확산하면서 만 14세 미만들도 무분별하게 따라하다가 적발된 경우도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관심받기 위한 호기심과 장난으로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천안에서 살인 예고 글을 올린 10대 고교생이 가족과 펜션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하남시 미사역 일대서 살인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온라인에 올린 후 2시간여 만에 인근 pc방에서 검거된 피의자도 중학생이었다.

일련의 사태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흉악 범죄로 국민 불안감이 증폭됨에 따른 상당한 경찰력이 소모되고 있다. 판단이 미숙한 미성년자라 할지라도 사회적 손실에 따른 개인 책임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살인 예고 글이 잇따르는 데에 대해 ‘영웅 심리’라고 분석했다. 모방 또는 일종의 영웅 심리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작성자 추적과 검거에 경찰력이 낭비되고 있다면서 작성을 자제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성년자들의 모방 범죄가 잇따르자 경찰은 사태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고 예방을 위한 교육 강화 대책을 내놨다.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보고 교육부와 함께 예방 교육도 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구경찰청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의 현장 활동 강화와 함께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한 집중 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일부 개학한 경우에는 학교전담경찰관들이 학교를 찾아 사안의 중대성과 엄정한 처벌방침을 알린다. ‘사이버 풀’을 통해 맺은 SNS 친구들을 통해서도 이를 적극 알릴 예정이다.

교육청과 학교 등과 협업해 가정통신문, 학부모 알림 앱 등에 ‘흉악 범죄 예고 글 게시는 엄연한 범죄’라고 강조할 계획이다.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카드뉴스 형식의 팝업 창을 통해 이를 알리고 있다.

경찰은 다만 살인예고 글 작성자가 구체적인 범행을 준비한 사실이 확인되고 흉기 구입 등 실행 계획이 확인되면 살인예비 혐의 적용 등 엄정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은 “장난으로라도 흉악범죄 예고 글을 올리는 경우 협박죄 등으로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처벌에 앞서 청소년들의 각별한 주의와 함께 각 가정과 학교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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