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잼버리대회의 훌륭한 마무리
[대구논단] 잼버리대회의 훌륭한 마무리
  • 승인 2023.08.0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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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TV에서 보는 잼버리 야영장은 장관이었다. 여의도 3배 면적에 텐트 2만5천동이 설치되었다. 4만6천여명의 대원 수도 엄청났다. 한국에서 이런 세계대회를 열게 된 것에 뿌듯한 자부심도 있었다. 대회 진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많은 사람을 일일이 챙길 수는 없지만 먹는 것, 잠자리, 화장실 등에 대한 불만이 나온 것은 큰 실책이다. 텐트 자리가 물웅덩이인 곳도 있고 벌레까지 괴롭혔다고 한다. 한국에서 세계잼버리 대회를 열게 된 것은 나라의 위상 덕분이다. 6년 전부터 계획한 행사가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뻔했다. 153개국에서 온 잼버리 대원들은 안정된 가정에서 자란 꿈많은 청소년들이다. 모두가 잼버리를 통하여 청소년기의 자아실현을 위해 참가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대내외적 환경 변화로 12일간의 대회를 한 야영장에서 치루지 못하고 텐트를 거뒀다. 대회조직위 등 행사 진행 측에서 고심 끝에 퇴영 판단을 한 큰 이유는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면서 새만금도 그 영향권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수많은 대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프로그램을 소화해야 하는데 예기치 못한 환경변화로 대회를 진행하지 못 할 경우에 대비할 안정적 대안들을 마련했는지 의아심을 가진다.

지방자치제 실시 초기인 1991년 고성에서 잼버리대회가 열렸을 때 마침 휴가 중이라 그곳에 간 적이 있다. 조용하게 대회를 치른 강원도의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방자치제가 정착기에 들어서고 지방자치권이 확대되면서 지방의 특수성을 살린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면서 지역이 발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가 국가 지원을 받기 위해 지역사업을 벌이고 지역 연관정치인의 도움으로 사업 목적을 달성하는 모습도 더러 볼 수 있었다.

전라도를 여행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잘 정리된 발전도시라는 인상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다. 전국도시와 도로 연결이 잘 되어 어느 지역에서든 전라도 방문이 쉬워졌다.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어촌은 활기가 넘쳤고 뻘밭이던 새만금이 완전 달라졌다. 몇 년 사이 새만금의 변화는 세계대회를 치를 만한 유명지가 되었다. 아마도 전라도 지역만큼 국가의 관심과 혜택을 받은 곳도 없을 것이다. 전북도는 세계 잼버리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당초 계획 예산의 두 배 이상의 국고 지원을 받았다. 정부와 연관정치인이 새만금에 그토록 관심을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여당은 지난 정부의 계획 잘못을 탓하고 야당은 운영의 미숙을 꼬집는다. 잼버리 조직운영위는 청소년이 참여할 프로잭트의 3분의1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기대했던 프로그램들을 포기해야 할 청소년들은 서운한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운영위는 남은 4박 5일을 잘 마무리 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북도가 주체가 되어 치러질 잼버리 대회가 윤석열 대통령 관심하에 진행되고 있다. 명색이 세계대회인데 실수를 해서는 안되고 대회를 잘 치뤄 한국의 이미지를 바꾸려는 대통령의 의지다. 1000대의 버스를 이용, 대원들을 서울, 경기 등 안전지역으로 분산 배치하는 것도 쉽지않은 일이었다. 예산 추가도 많았을 것이다. 4박5일 동안 한국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대통령이 남은 잼버리대회 일정에 관심을 가지고 비상대책반을 가동한 것은 아주 잘하는 행정이다. 한 총리와 주요 장관, 서울시장, 전북지사, 경찰청장 등이 참여하게 되어있다.

8월11일 K팝이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다고 한다. 이 행사는 잼버리대회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보고싶어하는 한국 가수와 자리를 함께 하는 것을 그들은 홍복으로 알고 있다.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 흥에 겨운 많은 청소년들이 분위기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전문적·기술적 공연 질서가 절대 필요하다. K팝을 통하여 잼버리 청소년들에게 분명 한국문화에 대한 신선한 이미지가 심어질 것이다. 대회를 잘 마치고 귀국할 때까지 정부와 비상대책반은 한 치의 착오도 없도록 철저한 관리를 해 주기 바란다.

이번 대회를 위해 1천171억원을 썼다고 한다. 이 돈이 계획대로 사용됐는지 규명이 필요하다. 새만금 행사에 사업비 보다 운영비가 엄청 들어갔다는 말이 있다. 전북도만의 문제가 아니고 국민들도 알아야 한다.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 잼버리 청소년들이 모든 일정을 잘 소화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귀국하기를 손 모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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