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복희 작가에게 문은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다. 문이 열리면 세상을 향한 소통의 길이 생기고 문이 닫히면 세상으로부터 절연된다. 그는 문을 여닫는 것을 자신의 의지에 따른 선택으로 인식한다. 이런 논리로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선택은 전적으로 작가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믿는다. 그런 그의 소신이 작품에 오롯이 묻어난다. 최근 개막해 9월 7일까지 주노아트갤러리 in 아트도서관(관장 허두환)에서 열리고 있는 그의 개인전 제목 또한 ‘문(門)’이다.
방복희는 오랫동안 ‘문’을 소재로 작업해왔다. 건물에 달린 문은 출입문과 창문으로 나뉘는데 그 용도는 서로 다르다. 출입문은 안팎으로 내왕 하는데 쓰이고 창은 햇빛과 공기를 유통 시키고 바깥을 내다보는 용도로 쓰이기도 한다. 그의 작업은 이처럼 용도에 따른 두 가지 형태의 문을 고루 소재로 채용한다. .
하지만 시야를 넓혀 인간 삶과 연계하면 그의 문은 매우 심오해진다. 인간으로 태어나 세상과 만나고 또 떠나는데 관여하는 중간자로서의 역할을 문에 이입한다. 그의 작업에서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초월해 내적인 의미와 맞닿는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