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달빛철도, 눈앞의 경제성만 따질 일 아니다
[사설] 달빛철도, 눈앞의 경제성만 따질 일 아니다
  • 승인 2023.08.2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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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광주를 연결하는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이 지난 22일 발의됐다. 여야 국회의원 261명이 특별법 발의에 서명해 헌정사상 가장 많은 의원이 동참했다. 전국 대다수 의원이 기꺼이 뜻을 함께한 것이다. 달빛철도가 영·호남 지역만의 숙원사업이 아니라 전 국민이 염원하는 사업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여론 일부에서 경제성 대비 예산이 너무 많이 투입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달빛고속철도는 대구와 광주가 오는 2038년 ‘대구·광주 아시안게임’ 공동유치를 명분으로 추진됐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달빛’이라는 도로 명칭은 대구 옛 이름인 ‘달구벌’과 광주의 우리말인 ‘빛고을’의 첫 글자를 따왔다. 광주에서 전남 담양~전북 순창·남원·장수~경남 함양·거창·합천~경북 고령을 거쳐 서대구역까지 6개 시·도 10개 시·군·구를 경유한다. 총연장은 198.8㎞이며 사업비는 4조5천억 원대로 추산된다.

달빛철도 건설에 대한 우려는 경제성이다. 달빛철도와 구간이 유사한 광주-대구 고속도로도 통행량이 다른 고속도로보다 적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달빛철도가 비용·편익(B/C) 수치가 경제성 유무의 판단 기준인 1보다 낮은 0.483으로 나타났다. 나라 살림이 적자인데 특별법이 통과돼 예타까지 면제되면 자칫 예산 낭비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충분히 일리 있는 지적이다.

그러나 경제성이라는 것이 꼭 현재 상태의 경제성만 따질 일은 아니다. 달빛철도의 경제성은 TK 신공항 개항과 더불어 향후 폭발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TK신공항은 유럽이나 미주권으로 직행이 가능한 중남부권의 명실상부한 중추공항으로 건설된다. 유사시 인천공항을 대체한다. 그렇게 되면 호남, 충청권까지 거리가 먼 인천공항보다는 TK신공항을 이용하게 된다. 그럴 경우 달빛철도의 경제성은 현재와는 비교가 안 된다.

국책사업은 현재의 경제성만 보고 판단할 일이 아니다. 경부고속도로도 처음에는 경제성이 적어 반대가 많았지만 지금은 국토의 대동맥 구실을 하고 있다. 또한 경제성만 따진다면 수도권 외의 전국 모든 지방의 국책사업은 경제성이 약하다. 달빛철도 건설은 국토의 균형발전과 영호남의 화합을 도모한다는 긴 정치적인 안목으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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