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일본
[데스크칼럼] 일본
  • 승인 2023.08.2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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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정경부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한국과 일본, 중국까지 시끄럽다. 정부는 연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며 안전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인근 해역의 삼중수소 농도가 검출 하한치(4.6㏃) 미만으로 기준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국민들이 이런 자료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가깝지만 먼나라 일본이 어느샌가 우리의 최대 걱정거리가 됐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의 경제성장이 두드러진다. 한국이 2분기에 성장률(전기대비) 0.6%를 기록한 반면 일본은 1.5%가 나왔다. 우리의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다행이지만 수입이 크게 줄면서 성장률이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건국대 최배근 교수는 한 방송에서 윤대통령 취임이후 5분기 동안의 누적 성장률을 보면 한국은 1.6%p, 일본은 3.44%p라고 말했다. 성장률이 2배 이상 차이가 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박근혜 정부 때도 한국이 8.8%포인트 앞섰고 문재인 정권에서는 13.4%까지 커졌다. 5분기 만에 일본한테 밀렸다. 국제관계가 개선되면 교역이 증가하는데 정권 교체이후 교역량이 82억 달러가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 때 일본은 수입을 크게 늘렸는데 한국이 일본에 수출한 물량은 14%나 줄어들었다. 윤 대통령이 일본에게 지나치게 저자세라는 비판까지 받으며 일본과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는데 오히려 일본은 한국 물품 수입을 줄이고 교역량을 줄이고 있다.

일본은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우리의 경제상황은 정반대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상반기 이익을 보면 순이익이 90조에서 38조 줄어 거의 3분의 1 토막이 났다. 코스닥도 7조에서 4조로 줄었다. 월평균 수출이 300억 달러 밑으로 줄어들기도 했는데 이것도 사상처음이라고 한다.

지난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 메릴랜드주(州) 캠프 데이비드에서 최초의 별도 한미일 정상회의를 가졌다. 이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제가 가장 행복한 것처럼 보인다면 그게 맞다. 그레이트, 그레이트 미팅(훌륭한, 훌륭한 회의)이었다”고 말했다. 3국 정상들은 핵·미사일 위협을 고도화시키고 있는 북한과 함께 인도·태평양에서 군사·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향해 한미일 3국 협력의 진전을 과시했다. 미국과 일본은 대중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에서 한국을 끌여들였고 한미일 3국 협력을 사실상 한미일 3국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한미일 3국의 연례 합동훈련 실시계획도 발표했다. 한미일 공동성명 중 최초로 ‘중국’을 명시하면서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에서의 불법 및 강압적 활동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외교가에서는 한국이 일본의 하부구조로 들어가는 것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한미일 동맹에서 미국, 일본, 한국으로 순서가 매겨지고 최근 동해를 일본해로 명명했듯이 유사시 한국이 일본의 지휘를 받아야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대만 유사시 한국군이 출동해야하는 사태가 일어날까 걱정하는 것이다. 대만문제에 우리가 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인데 대중 수출까지 막대한 손실을 입으며 한국은 한미일 동맹에 적극 참여했고 그 결과 미국과 일본은 최고의 외교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동등하게 생각할지 아니면 일본을 우위로 생각할지 알 수 없다. 문제는 한국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강제징용 보상합의, 중국을 견제하는 한미일 동맹 참여 등 많은 것을 내어주고 있지만 한국이 받아내는 것은 눈에 띄지 않는 다는 점이다. 외교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다 가져가는 것이 아니다. 국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윤석열 정부가 일본을 대변해 주고 있다면 일본은 이에 상응한 대접을 해야 한다. 일본은 상대가 헛점을 보이면 호의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약탈해 가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 치열하고 냉혹한 국제외교무대에서 퍼 주기만 하면서 상대에게 호의를 베풀어 달라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지금 우리는 일본에게 할 수 있는 호의는 모두 제공했다. 이제 정부는 더이상 물러서지 않아야 한다. 외교전략을 전면 수정해서라도 실리를 챙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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