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학교에서 사회성을 길러야 한다
[대구논단] 학교에서 사회성을 길러야 한다
  • 승인 2023.08.3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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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얼마 전 학원가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필로폰’음료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일부 집단에서 이루어지던 일탈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것에 충격이 더해졌다. 또한 대체로 유흥업소나 숙박시설에서 투약이 이뤄졌던 마약이 최근에는 주거지역인 아파트에까지 침범하여 단체로 투약하는 경우도 빈번해져 가히 충격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심지어 일부 특수한 집단이 아닌 평범한 20대 여성부터 청소년, 심지어 경찰관까지 연루 정황이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이제는 나도 모르는 사이 마약에 노출될 수 있으며, 수법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마약류 거래에 청소년을 이용하는 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10대 청소년의 약물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었다. 부모교육에서도 약물에 관한 이야기와 실천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금까지는 그런 부분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국의 정서와는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약물문제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흉기 난동사건은 사실 심리적인 문제가 기저에 깔려있고 고립감과 관계 또는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이는 청소년기의 사회성과도 많은 관련이 있다. 청소년기의 원활하지 못한 가정내 소통, 또래집단과의 이질적인 관계 등 소통 문제와 멘토의 부재 그리고 지나친 학업스트레스는 사회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서로 비교하며 경쟁하는 사회구조 등은 청소년의 일탈을 더욱 조장하며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고 싶은 욕구에서 음주, 흡연, 도박은 시작되며, 이런 현상은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부분을 치환할 다른 활동이나 방법의 부재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청소년들의 대면활동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만남’의 부재는 심리 및 정서적인 ‘해소’의 부족으로 이어지며 ‘여가’시간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청소년들이 주로 소통하는 공간인 SNS는 다양한 소통의 창구가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경쟁적인 비교의 장이 되고 있다. 소통이란 서로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기초로 하기에 에너지가 필요하다. 즉, 관계는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현재 청소년들은 과거 청소년들에 비해 역동적이지 못하며 사회성역량이 길러질 틈이 없고 많은 부분에서 소진되어 에너지가 부족하다. 하지만 즉흥적이고 피상적인 관계 맺기인 SNS를 통한 관계는 편하고 에너지가 덜 들어간다. 그러나 이런 관계는 비교대상만 되어 상대적 박탈감만 줄뿐 절대 만족감을 줄 수 없다. 물론 SNS의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관계 맺기 힘들어하는 MZ세대 특징은 청소년기에서 비롯된 현상이기도 하다.

이런 사회성의 신장은 대면활동을 전제로 한다. 공부도 마찬가지여서 하브루타 사례처럼 혼자서 하는 것 보다 짝 토론을 통해서 완전한 지식으로 남는다. 불편함을 참고 어울려 보는 경험은 사회성 역량신장에 좋은 경험이 된다. 따라서 청소년들에게 좀 더 인위적인 환경을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 예들 들자면 청소년활동이나 청소년단체 활동이 좋은 예이다. 청소년활동은 개인의 성장이나 역량강화를 목적으로 대면 활동이 주류를 이루며 자기주도적인 활동이다. 청소년활동은 가치 있는 활동이지만 역설적으로 과거에 이런 활동이 더 활발했다는 것이다. 전인적인 청소년성장에는 교과와 활동이 조화로워야 하는데 청소년활동을 하기에는 시간적 여유와 에너지가 부족하고 부모들의 인식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는 청소년의 다양한 활동을 지자체나 학교 밖 활동영역에 맡겨두지 말고 학교 내에서 청소년활동이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 되었다. 청소년의 진로영역이 학교내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듯 청소년활동 또한 교내에서 이루어질 때 청소년의 사회성은 물론 학교폭력 등 다양한 청소년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청소년 동아리활동은 청소년 활동영역이었으나 학교에서 전일제를 통해 동아리활동을 하면서 보람되고 의미있는 시간으로 자리잡았고 청소년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 하지만 청소년 전문가와 청소년시설과 협업한다면 조금 더 구조화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학교 안에 청소년시설이나 단체가 들어가 협업을 하는 것도 검토 될 만하며 이를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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