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사회도 성장통을 겪는다
[대구논단] 사회도 성장통을 겪는다
  • 승인 2023.09.1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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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한 풀 꺾이고 조석으로 시원해지는 계절이다. 그동안 한낮의 폭염을 견디며 영그는 과일과 곡식들은 곧 다가오는 한가위를 풍요롭게 할 것이다. 이런 자연스러운 계절의 변화도 예기치 않은 폭우와 태풍을 이겨내고서야 맞이할 수 있는 기쁨일 것이다.

‘성장통’은 어린이나 청소년이 갑자기 성장하면서 생기는 통증으로 뼈와 근육이 성장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4세~12세 사이에 많이 나타나고 1~2년정도 지나면 대부분 통증이 사라지는데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위키백과). 이런 청소년의 성장통은 신체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몸은 커졌지만 심리적 자산이 부족하고 자신의 모습이 어색하거나 자신에 대한 지나친 기대 그리고 심각한 정체성 고민으로 혼란을 겪는 일은 청소년기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또한 이런 폭풍우가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성장통’이었다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그런데, 청소년기의 급격한 신체 변화로 일어나는 마음의 두려움과 혼란만을 두고 성장통이라고 지칭할 수는 없는데 이는 청소년기의 막연한 두려움과 혼란을 이겨냈다고 아이들이 성장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사회에서 청소년의 성장이 가지는 함의를 생각해 볼 때 청소년에게 성장이란 세상을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심리적 자산의 측면을 포함한다. 또한 심리적 자산은 청소년이 성장통을 이겨내는데 필요한 핵심적인 요소로 효능감과 정체성을 들 수 있다. 성장통을 겪으면서 자신의 효능감과 정체성에 대해 알고 세상과 어떻게 관계 맺고 살아갈지 고민할 때 성장통은 멈추고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효능감과 정체성은 세상 속에서 다양한 경험과 성공으로 획득되는 경우가 많다. 혼란을 겪는 청소년에게 단순히 괜찮다는 위안을 주거나 막연히 잘 될 것이라는 식의 심리적 관점의 해결방법은 청소년기 이후 청년이 되어서도 올바른 사회적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고 여전히 청소년기의 연장선에서 두려움과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성장통은 반드시 청소년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부모도 성장통을 겪는다. 부모로서 자녀들이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지만 자녀들은 부모에게 관심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을 위해 많은 희생을 하는 것이 부모이다. 자녀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과 동일시되기도 하지만 부모도 계속 성장하길 원한다. 그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이며 변화되는 세계에서 적응하고 싶은 열망이기도 하다. 100세 시대의 도래는 불가피하게 부모 또한 진로와 성장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런 고민들은 청소년이 성장통을 거쳐 성장할 때 공통된 관심사로 부모는 멘토가 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부모의 성장동기는 자연스레 청소년의 성장환경을 조성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청소년의 성장을 바라보고 응원해 주기도 하지만 부모 스스로 도 한 인간으로서 성장을 게을리하지 않을 때 우리 자녀들인 청소년들의 성장과 성장통을 이해하며 기다려 줄 수 있다. ‘성장통’은 이제 더 이상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청소년과 부모가 같이 성장의 기쁨을 누리는 것은 같은 성장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은 물론 조직 그리고 사회가 발전하면서도 ‘성장통’을 겪는다. 발전에 기인하여 어쩔 수 없이 겪어야만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사회도 늘 성장통을 겪으면서 발전해 왔다. 어찌 보면 성장통을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발전의 원동력을 찾을 수도 있다. 그 동안 청소년활동과 정책 현장의 구조적 변화는 늘 노력에 비해 미미하였다. 변화하는 환경에 따른 청소년과 부모의 정서와 요구에 부합하는 대안을 제시했는지 반성하게 된다. 최근 여성가족부의 청소년관련예산 감축으로 진통이 따른다. 이런 과정이 성장통이 되어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참에 더 내실있는 청소년정책을 기대해도 될지는 두고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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