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협력에 "좌시 않겠다" 강력경고…중국엔 고위급 교류로 손짓
북러협력에 "좌시 않겠다" 강력경고…중국엔 고위급 교류로 손짓
  • 이창준
  • 승인 2023.09.2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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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이후 정부가 대북·대러 경고 수위를 높이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제7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대량살상무기(WMD)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얻게 된다면,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되는 북한과의 군사협력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러시아를 거명하면서 공개 경고한 것이다.

지난 19일에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북러 군사협력 논의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 13일 북러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나온 한국 정부의 구체적 조치다.

장 차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며, 한국 안보를 중대하게 위협하는 행위에는 분명한 대가가 따르도록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초치는 그간 공개적으로 밝혔던 한국 정부 입장을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 일정이 마무리된 시점에 외교채널을 통해 정식으로 러시아 측에 전달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가능한 제재 대상을 식별하는 등 상황 진전에 따라 적절한 대응 조치를 해나가기 위한 준비를 계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러 정상 만남이 있기 몇 달 전부터 군사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발언에서 보듯 북러 군사거래는 이미 어느 정도 실체가 있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인식이다.

반면 정부는 북중러 3각 결속의 또 다른 축인 중국에 대해서는 고위급 교류를 적극 추진하며 관계개선 의지를 발신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정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 총리는 오는 23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중해,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하고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장벽이 해소된 뒤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 정부 최고위급 인사다.

한 총리는 지난 19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총리가 가서 중국에 그런 (관계 개선) 사인을 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며 “개막식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과 서로 만날 기회가 있다면 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재개를 위한 협의에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한중일이 3국 협력을 논의하는 고위급회의(SOM)가 오는 26일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고위급회의에 이은 외교장관 회의, 그리고 연내 정상회의까지 성사되면 한중일 3국 협력틀 안에서 자연스럽게 한중 간 고위급 접촉도 이어질 수 있다.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효과적으로 견인하는 것이 앞으로 한국의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는 데 중요 과제가 되리라는 관측이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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