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에 뒤숭숭한 경찰...경정급 승진 인사 ‘빨간불’
조직개편에 뒤숭숭한 경찰...경정급 승진 인사 ‘빨간불’
  • 이지연
  • 승인 2023.09.2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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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 통폐합에 과장 자리 축소
대구 수성·동부서 3명 사라져
조직 쇄신 요구하는 분위기에
승진 정원도 기대하기 어려워
일각 “조직 내부 불만 잠재우려
한시적 승진 정원 늘릴 수도”
현장 치안 인력을 크게 늘리는 경찰 조직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경정급 승진 인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부서 통폐합으로 인해 일선서 과장 자리가 줄어든데다 ‘구조조정’ 조직 쇄신을 요구하는 분위기에 승진 정원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1일 대구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행정안전부와 시·도청, 일선 경찰서 등에서 근무하는 내근 인력을 지구대와 파출소와 같은 현장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치안 중심의 경찰 인력 개편 추진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청은 지난 18일 수사에서 예방 중심 치안 활동 재편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조직개편으로 외사와 정보, 교통 등 행정이나 관리 업무를 맡는 일부 내근 부서가 통폐합된다.

부서 자체가 줄면서 해당 직원들은 물론 경정 승진을 앞둔 경감들 사이에서는 특히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경정은 중간 간부로, 주로 일선 경찰서의 주요 과장들이 여기에 속한다. 승진시험이 있는 마지막 계급이기도 하다. 이른바 ‘라인’없는 시험 출신 경감들에게는 난이도 자체가 거의 고시 수준임에도 유일한 희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간 중간 간부급이 많은 ‘항아리’형 경찰 인력 구조에 대해선 개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고 윤석열 대통령의 쇄신 요구가 더해지면서 중간 간부인 경정급 정원도 부담이 된 상황이다.

계급 정년이 있는 경찰 조직 특성상 과장 승진을 눈앞에 둔 경감 직급들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일례로 대구 일선경찰서 중 수성과 동부 경우 3명의 과장 자리가 사라진다. 대구청 전체로 보면 30명 정도며 전국 17개청으로 따지면 규모가 적지 않다.

경찰청은 내근직 감축으로 확보한 인력을 지구대·파출소에 배치하고 ‘경정급’ 지구대장 확대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다만 전국 156개 정도로 한정하고 있어 사실상 경정급 인력 확대라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대구청 경우 지난해 경정 선발 자체가 총경보다 적은 4명에 그쳤다는 점에 미뤄 올해는 이보다 더 적게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감에서 경정까지 승진 소요 근무연수가 평균 8년 정도였으나 지난해는 거의 10년 만에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사도 여럿인 상황에서 더욱 암울한 분위기다.

대구의 한 경감급 경찰관은 “여러모로 대규모 조직개편이 혼란스럽다. 현장에서 이런 식으로 갑자기 조직을 큰 폭으로 개편하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많은 직원들이 심란해하고 뒤숭숭해 하는 분위기는 분명하다”며 “실질적으로 이번 조직 개편으로 범죄 예방과 관련한 직접적인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경찰 조직의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경정급 승진 정원을 한시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예상도 조심스레 나온다. 실무자를 치안 현장 인력으로 배치한다는 명분도 있기 때문이다. 대구청 경우 현재 경정급 지구대장은 중부서 동덕과 동부서 안심, 수성서 상동 3곳이지만 전역으로 확대하게 되면 오히려 정원 충원이 필요하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의 한 경찰관은 “이번 조직개편안을 두고 대체적으로 불만이 많은 상황에서 그대로 끌고 가기에는 부담일 수 있다. 총경은 지난해 6명으로 이미 크게 늘었던 상황이라 자연스레 고위급 간부 수는 줄이면서 경정급을 늘려 지구대·파출소 인력으로 충원하는 모양새로 갈 수도 있다”고 짚었다.

경찰 조직개편안은 행정안전부 협의와 국무회의 등을 거친 후 이르면 내달 적용될 예정이다. 이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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