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인문학] 내 마음 훈련보고서
[치유의 인문학] 내 마음 훈련보고서
  • 승인 2023.09.2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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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삼 대구한의대 교수
최근 심리와 상담의 인기가 고공행진중이다. 이미 오은영 박사는 대한민국 마음치유의 대명사가 되었고 필자도 남자 오은영이란 별칭으로 가끔 소개 받는다. TV에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MBTI 성격유형검사의 전문적 내용까지 출연자들이 쉴새없이 쏟아낸다. 나와 타인 심리에 대한 관심이 전에 없이 호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늘어 가고 있다. 타인과 소통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필자가 상담하는 내담자중 공황장애 환자들도 많다. 여기에 부정감정을 어떻게 정리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살면서 복잡한 내 마음을 누가 시원하게 정리 좀 해주면 좋겠다고 말하는 상황까지 나왔다. 그렇다고 주변에 정신과 병원과 상담센터가 없는 것도 아닌데 마음 정리가 참 어렵다고들 한다. 오죽하면 삼성 이건희 회장님께서도 한사람 마음을 바꾸는데 1톤 분량의 책을 읽어야 바꿀 수 있다고까지 말씀하셨을까? 도대체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정리하고 바꿀 수 있을까? 야무지게 한번 들어가 보자.

재미난 질문으로 시작하자. 심리학자에게 성장기 아이들에게 정신적으로 가장 필요한 게 뭘까? 물으면 딱 두 가지로 선명하게 답한다. 첫째는 사랑과 애정, 그리고 나머지는 한계와 결핍이라고 말한다. 이 두 가지를 성장기 아이들에게 확실하게 가르치지 않으면 반드시 TV에 나오는 금쪽이가 된다고 한다. 사랑과 애정이라는 비타민만 섭취한 금쪽이가 커서 '괴물'이 되는 것은 심리적 영양 불균형이 만든 마음의 결핍이라는 의미다. 단순한 이치다. 누굴 탓할 수 없다. 뿌린대로 거두는 게 자연의 이치다. 인간이라는 생명현상의 특징에도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듯이 모든 생물학적 메카니즘에는 ON과 OFF가 있다. 생명체는 그 항상성의 균형추 위에서 생존하는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 치료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돈, 그리고 가혹한 대가를 치러야 마음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

그럼 지금의 우리들에게 당장 필요한 마음훈련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정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는 인정이고 둘째는 훈련이고 셋째는 행동이다. 지름길은 없냐고? 당연히 있다. 그건 충격요법이다. 이것도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안타깝게 통하지 않는다. 지름길도 마음이 유연하고 평소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만 주어지는 신의 특별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인정은 자신의 문제를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돌리는 선한 마음이다. 그 마음이 모든 치유의 시작점이다. 인정의 바탕위에 비로서 마음 훈련이 시작된다. 훈련은 감동과 감사의 반복이다. 감동과 감사도 강도에 따라 치유의 시간이 달라진다. 분명하고 명확하다.

로마 1,200년 역사를 관통하면서 가장 어진 황제로 추앙받았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개망나니 아들 코모두스에게 황제 자리를 놓고 요구한 게 지혜와 정의, 용기와 절제였다. 바른 생각과 행동, 그리고 스스로를 통제하는 힘이었다. 바꾸어 말하면 균형잡인 마음의 요구였고, 따뜻한 '감정'을 가지란 요구였다. 사랑과 존중을 받았던 로마 최고의 황제였지만 무한한 자유와 힘만 자식에게 준 대가는 참혹했다. 코모두스는 로마역사상 가장 잔인하고 난폭한 금쪽이가 되었다. 만약 오은영 박사가 그 시대에 있었다면 제대로 개인 상담을 들어갔을 것이다. 역사는 만약이 없다. 어쩌다 괴물을 만든 황제와 시대는 폭군의 폭력을 온몸으로 감당해야만 했다.

마음의 훈련으로 감동과 감사만큼 큰 교육도 없다. 감동과 감사를 심리적 요인으로 분류하면 감정이다. 감정을 다스리면 신체가 안정되고 안정된 신체는 건강한 말과 행동으로 나온다. 따라서 우리의 말과 행동은 결국 감정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마케팅이 고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과학이라고 한다면, 세일즈는 고객의 마음을 훔치는 예술이라는 표현을 쓴다. 타자의 지갑을 여는 일도 결국에는 공감과 마음을 여는데 있다는 뜻이다. 결국 돈도 감정이라는 정서를 건드려야 벌 수 있다는 전설 같은 교훈인 것이다. 후훗!

흥미 있는 사례가 있다. 미국에서 평범하지만 성실한 사업가 한 분이 부도를 맞아 모든 걸 잃었다. 돈도 자신감도 미래의 희망까지 잃었다. 상심 끝에 은행에서 최소한의 돈만 빌려 끼니만 해결하기로 결심하고 은행으로 향했다. 은행이 보이는 큰 육교를 무기력하게 올라가는 도중 반대편에서 마주 오는 사람을 보았다.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 사람이 자신을 보고 아주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반갑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려는 순간 그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그에게 인사를 한 사람은 바로 두 발이 없는 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그 짧은 영화 같은 충격에 가까운 감동적인 장면을 목격하면서 그 감동이 자신의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바꿔놓았다. 당연히 그분은 부도 이전보다 훨씬 더 사업체를 일구는데 성공했다.

분명 위대한 감동과 감사의 강도는 여러분의 현재와 미래를 바꿔줄 것이다. 우리는 그저 그 감동과 감사를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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