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것은 범죄다
[대구논단] 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것은 범죄다
  • 승인 2023.09.2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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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대기자·전북대 초빙교수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두뇌는 오직 시세변동에 대해서만 작동한다. 자기가 투자하고자 하는 주식이 어떤 이유로 주가변동이 되고 있는지 날카롭게 추적한다. 추적 레이다에 걸리는 많은 사유 중에서 가장 민감한 것이 회사에서 발표하는 사업내용과 통계숫자다. 새로운 분야에서 특별한 아이디어가 기업의 주목을 받을 수 있으면 대박이다. 게다가 이를 밑받침하는 회계의 구체성이 믿음을 주게 되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은 자기회사의 주가를 높게 유지하기 위해서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에 호응하는 투자자들의 주가상승에 보탬이 되려고 한다. 만일 이러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때에는 주가는 곤두박질을 칠 수밖에 없고 회사의 명예는 땅에 떨어진다. 이를 방지할 목적으로 실제와 다른 회계 분식을 내놓는 수가 있다. 실제의 사업내용과 동떨어진 회계분식은 범죄행위로 수많은 투자자들을 속여 깡통을 차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회계분식은 주식시장이 형성된 대부분의 나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한 때 한국에서 가장 커다란 회계분식이 대기업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대기업은 국민들의 신뢰 속에서 성장한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회계를 조작하여 국민의 눈을 속여 자사의 주식 값을 높게 유지하려고 한 것은 감독기관의 감사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들에 대해서는 법에 규정된 징벌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되지만 국민은 두 번 속지 않는다. 따라서 자칫하면 기업이 망하는 수도 있다. 이처럼 민간기업의 회계분식에 대해서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들이미는 정부가 전체 국민을 상대로 경제적인 사기행각을 벌였다면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옳을까?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를 쫓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국민을 향하여 멋지고 달콤한 메시지를 수 없이 날렸다. 촛불을 내세웠던 그들은 처음부터 쇼 적인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경내를 참모와 거닐면서 젊은이들의 행태대로 커피 잔을 들고 담소하는 모습부터 국민의 눈을 사로잡는 수많은 행각을 벌였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나라가 될 것이라는 표현도 그럴듯했다. 이러한 쇼가 국민의 생활과 일치한다면 더 무슨 이의가 있겠는가. 정부가 표방하는 달콤한 약속은 지나가는 얘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 반드시 지켜져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그게 다였다. 문정권의 나팔수들은 요란하게 불어제쳤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곡조를 맞춘 것은 없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책을 내걸었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은 과거에 흘러간 정책으로 규정하고 그 성공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청와대의 핵심참모라는 사람이 그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소주성은 아주 좋은 성과를 내는 것처럼 선전되었다. 국민이 알아듣기도 어려운 경제용어로 분식하며 소득주도로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다고 발표하기 일쑤였다.

부동산 문제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 의식주라고 하면 맨 끝머리에 주(住)가 들어가지만 사실 住는 主다. 입고 먹는 것이야 사람이 살아가는데 어떤 방법으로든지 해결될 수 있지만 집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잠자리가 없는 사람은 어쩔 수없이 노숙자로 밀린다.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노숙자는 존재한다. 이들에게 집은 필수적 요소이면서도 자기 힘으로 마련될 수 없는 먼 나라 얘기다. 정부에서는 국민의 편의를 위하여 집값을 안정시켜야 할 책무를 가진다.

그런데 문정부는 아파트 값 안정을 위하여 수무차례가 넘는 부동산 정책을 내놨지만 모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는 언제나 확고한 성공이라는 연분홍빛 화려함뿐이었다. 한국부동산원이라는 전문 정부업체가 총대를 멨다. 그들이 준비한 것은 집값이 다락같이 상승하거나 상승할 것이라는 예정표였지만 원장은 국토교통부로 불려가 정부에 협조하지 않으려면 자리를 내놓으라는 반 협박을 받았다. 이런 모든 일들이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난 일이다. 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것이다. 이는 명백한 범죄행위다. 앞으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 확고한 진상이 드러날 것이다. 정부가 조작의 주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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