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相逢)
상봉(相逢)
  • 승인 2023.10.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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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

이게 얼마 만이냐

함께 숨 느껴본 지가

우리 헤어진 길은

동해와 서해 같아

네 이름만 부여잡은 채

꿈꾸듯 살아왔다

내 꿈엔 굳은살이 박였다

울음이 말을 삼켜

얼싸안고 만져 보는 얼굴

이제 손 놓치지 않으리라

이 눈물바다에서

동상銅像이 되어도 좋으리라

◇김완수= 2013년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시조가, 2014년 제10회 5.18 문학상 신인상에 시가, 2015년 《광남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됐고, 2016년 《푸른 동시 놀이터》에 동시가 추천 완료됐다. 그 밖에 2015년 제2회 금샘문학상 동화 대상 등을 받았으며, 2021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됐고, 2022년 《선수필》 봄호 신인상에 수필이 당선됐다.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동 주관한 <코로나19, 예술로 기록> 사업 수혜 대상에 선정됐으며, 2023년 제13회 천강문학상 아동문학 동시 우수상을 받았고, 작품집으론 시집 『꿈꾸는 드러머』(2019), 단편 동화집 『웃음 자판기』(2020), 시조집 『테레제를 위하여』(2022)가 있다.

<해설> 어쩔 수 없었던 오랜 헤어짐, 그 뒤에 만남이란 아프고 그립고 심지어는 서러움까지 동반하는가 보다. 특히나 살면서 살기 어려워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거나, 분단된 현실로 만나지 못했던 그런 상봉에는 오열과 눈물이 꽃처럼 피지 않던가. 아무튼, 세상은 이런 만남의 기대가 넘쳐나야 살만한 세상 아니겠는가. 상봉은 상봉인데 만남이 불편한 상봉은 아니 만남만 못한 상봉일 터, 편 가름과 이기심과 독단적 행위가 불편한 상봉의 원인이라면 김완수 시인의 시 상봉은 그리워 꿈에도 굳은살 박인, 핏줄의 상봉으로 읽히는데, 아마도 그 배경에는 생이별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를 읽고 나는 시간의 거리와 상관없이 만나는 모든 인연과 좀 더 뜨겁게 반기는, 닫아둔 마음의 문을 열어두기로 한다. -박윤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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