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색상 속에 사람의 형상도 언뜻언뜻 드러나고, 신문 등의 사물이나 숫자도 스쳐간다. 이영식 작가의 작품 세계인데, 연기설에 대한 표현이다.
인간의 관계, 사물과 장소와의 만남과 관계의 관계를 추상인 듯, 초현실인 듯 오묘하게 서술하고 있는 그의 작품세계는 갤러리인슈바빙에서 11일까지 만날 수 있다. 인연으로 사람 사물과의 만남을 아크릴 물감과 오브제로 표현한 작품 30, 50호 15여 점을 소개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시기마다 진화를 거듭했다. 20대엔 공간 탐구에 몰두해 추상 작업으로 공간에 대한 생각을 표현했다면, 30대에는 ‘나는 누구인가’로 시작해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넘어갔다. 인간탐구를 목적으로 남과 여, 인간의 허상과 실상, 현대인의 상실과 허무, 고뇌하는 인간모습을 표현했다. 주로 구상적이며, 초현실적인 내용으로 풀어냈다.
40대, 50대에는 신화로 넘어왔다. ‘시지프스의 신화’ 시리즈를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해 탐구했다. 인간의 생과 죽음에 대한 내용을 평면 작업, 오브제, 설치미술 등으로 작업했다. 60대에 그에게 찾아온 것은 또 다른 인연이었다. 손자와 손녀와의 신비한 만남을 경험하며 관계에 대한 탐구가 시작됐다.
그는 연기설이라는 오묘한 자연의 조화를 경험하게 되면서 화면에 연기설을 시각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