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석의 통상이야기] 글로벌기업들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개발 현황과 상용화 전망
[손수석의 통상이야기] 글로벌기업들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개발 현황과 상용화 전망
  • 승인 2023.10.1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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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석 경일대학교 국제통상학전공 교수
배터리 전문 조사업체인 SNE 리서치는 2035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규모를 815조 원으로 전망한다. 2022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630조 원임을 감안하면 ‘제2의 반도체’ 시장이 열리는 셈이며, 현재 배터리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LG·삼성·SK·현대차 등도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전기차의 경쟁력은 배터리의 ‘에너지밀도(충전량)’와 ‘안정성’에 의해 결정된다. 최근 들어 이와 관련하여 ‘전고체 배터리’란 용어가 많이 회자되고 있다.

지금까지 전기차에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해 왔다. 그런데 이 ‘리튬이온 배터리’는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연성 액체 전해질로 구성돼 충격이나 열이 가해지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화재가 날 수 있고, 수명도 상대적으로 짧다. 뿐만 아니라 충전속도가 느리고 1회 충전량이 작아 장거리 운행이 어려운 점 등으로 전기차산업 발전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전고체 배터리’의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적은 용량으로도 전기차 주행거리 1,000㎞ 이상을 구현할 수 있는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그리고 전해질이 고체이기 때문에 충격에 의한 누액 위험이 없고, 인화성 물질이 포함되지 않아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낮은 장점이 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확장성이 높아 플렉서블(flexible) 배터리로 활용할 수 있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전해질이 고체인 ‘전고체 배터리’는 생산공정이 정밀하고 까다로워서 생산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고체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서 고온에 취약하거나 대량생산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또한, 고체와 고체가 맞닿는 곳에 전기적 저항(‘계면저항’)이 발생하여, 배터리의 전도성을 감소시키고, 배터리 성능을 저하시키는 등의 단점이 있다. 최근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안정성이 높고 주행거리가 긴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경쟁이 치열하지만 아직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 더욱이 배터리 규격 국제 표준화, 수명 예측 기술개발 등이 필요해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의 성분에 따라 ‘고분자계’, ‘산화물계’ 및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분자’로 이루어져, 생산이 쉽고 유연성이 있는 반면에, 이온전도도가 낮고, 온도에 민감하며, 수분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산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산화물’로 이루어져, 안정성이 우수하고, 고온에서도 작동하는 반면에, 이온전도도가 낮고, 공정이 까다롭고 제작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황화물’로 이루어져, 이온전도도가 높고, 대용량에 유리한 반면에, 대량생산이 어렵고, 환경적 문제가 있으며, 안정성이 낮은 단점이 있다.

글로벌기업들의 개발 현황을 보면, 먼저 일본 도요타는 현재 2천여 건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2021년 9월 세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공개하고, 2025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미국 퀀텀스케이프는 200개가 넘는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폭스바겐과 제휴하여 2024년 상용화를 목표로 ‘세라믹계’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솔리드파워는 BMW, Ford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공동개발을 진행하여, 최근 에너지밀도 330Wh/kg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시제품을 만들어 완성차업체들과 검증 중이다. 이 밖에 중국의 CATL도 이미 기술개발에 돌입하였다.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고분자계’와 ‘황화물계’를 동시에 개발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6년에 ‘고분자계’, 2030년에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금년 상반기 안으로 준공하고 시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은 미국 솔리드파워와 손잡고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며, 2025년에 시제품을 개발하고, 2029년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포스텍 등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 등에서도 이온전도성과 안정성이 높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노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도 2030년까지 20조 원을 투자하여 전고체 배터리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2020년대 후반부터 2030년대 초반은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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